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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두 번째 '선당후사' 결행 가능성, '문재인의 길' 뒤따를까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2-06-27 17: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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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당후사(개인의 안위보다 당을 위해 희생한다)'를 명분으로 당대표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방선거에서 선당후사 기치를 내걸었다 쓴잔을 마신 이 의원이 대선 재수생인 문재인 전 대통령의 길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행보 사이 어느 길을 걷게 될지 시선이 모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4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명</a> 두 번째 '선당후사' 결행 가능성,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667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문재인</a>의 길' 뒤따를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과 홍영표 의원(왼쪽)이 6월24일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행사장을 나가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민주당 안팎에 따르면 이재명 의원이 자신을 겨냥한 당대표 불출마 여론 속에 고심하는 모습이지만 결국에는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의원은 이날 권노갑, 김원기, 임채정, 정대철, 문희상, 상임고문 등 민주당 원로들과 비공개로 오찬회동을 했다.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당대표 출마 결심을 어느 정도 굳힌 상황에서 반대 여론을 설득하기 위해 원로들에게 조언을 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해 "나온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재명 의원한테 홍영표 의원 등이 면전에서 출마하지 말라고 했고 설훈 의원과 전해철 의원이 압박을 했다"며 "거기서 (이재명 의원이) 백팔번뇌 중이라고 해 나오는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23~24일 진행된 민주당 워크숍에서 홍영표 의원 등 '반이재명계' 유력 당권주자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불출마' 요구가 쏟아진 바 있다. 

애초 워크샵에서 이 의원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란 예상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워크숍에 참석한 것은 동료 의원들과 접촉을 늘리고 의견을 듣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이재명 책임론'이 일고 있지만 불출마 압박이 커질수록 당원들의 출마 요구도 거세지면서 이 의원의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지고 있다.

이 의원도 워크샵에서 "당대표 선거에 나가는 것이 나의 진로에 꼭 유리한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손해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당을 위해 내가 출마해야 한다는 당원들의 목소리도 커서 고민이 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당이 어려운 상황이고 당의 개혁을 바라는 지지자들의 요구에 제가 책임질 부분이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선당후사'를 명분으로 내심 당대표 출마에 무게를 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 의원이 선당후사를 내세우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때에도 이를 명분으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라며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과 경기도가 아닌 인천지역에 출마한 데 따른 비판마저 감수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방선거에 패배하면서 이 의원이 내건 명분은 빛이 바랬다. 일각에선 '자생당사(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라는 비판마저 나왔다.

당대표가 되려는 이 의원에게는 두 갈래의 정치적 길이 놓일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이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고 당 쇄신과 혁신을 이끌어 낸다면 2년 뒤 총선을 기약할 수 있다.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 첫번째 '선당후사'의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뒤를 따라 다음 대선도 바라볼 수 있다.

문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다 2015년 2월 대표가 되면서 다시 대선주자의 길을 걸었다. 위기 상황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에게 모든 권한을 내주며 뒤로 물러서긴 했지만 총선 승리를 바탕으로 대선에서도 승리했다.

반면 리스크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 의원이 당권을 장악하고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더라도 대선 승리까지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 다음 대선까지 시일이 많이 남은 만큼 무수한 변수가 존재한다.

극명한 예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다.

이회창 전 총재는 1997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곧바로 총재로 복귀해 5년 동안 '차기 대통령'처럼 지냈다. 2000년 총선에서 승리해 이를 토대로 2002년 대선에 나섰지만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에게 또다시 패배했다. 2007년 대선 때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3위에 그치면서 정계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의원에게 최악의 경우는 당권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 의원의 정치생명은 매우 위태해진다. 두 번이나 당의 선거를 이끌었음에도 잇따라 실패한다면 대선 주자로서 동력을 상실하고 향후 정치적 입지가 위태로울 수 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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