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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차값 올리고 또 올리고, 현대차그룹 미국 점유율 확대 기회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2-06-2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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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올해 들어 4번이나 전기차 가격을 올리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를 가파르게 늘리고 있는데 선두업체 테슬라의 가격인상으로 점유율을 더욱 높일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 차값 올리고 또 올리고, 현대차그룹 미국 점유율 확대 기회
▲ 현대차그룹과 테슬라 로고.

21일 테슬라 미국 홈페이지를 보면 모델3 듀얼모터 4륜구동(AWD) 롱레인지 모델은 5만7990달러(약 7492만 원)로 가격이 붙었다. 이는 3월 중순 가격보다 2천 달러 오른 것이다.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 모델은 3천 달러(388만 원) 상승한 6만5990달러(8526만 원), 퍼포먼스 모델은 2천 달러(258만 원) 높아진 6만9900달러(9031만 원)에 판매된다.

모델S 4륜구동 5천 달러(646만 원), 모델X 4륜구동은 6천 달러(775만 원) 올라 각각 10만4990달러, 12만990달러에 팔리고 있다.

이번에 가격이 인상되지 않은 모델3 후륜구동(RWD)은 이미 3월 중순 2천 달러가 올라 4만6990달러의 가격이 매겨졌다. 지난해 3월과 비교해 가격 인상분이 1만 달러(1291만 원)에 이른다.

로이터 등 외신은 테슬라가 6월 최대 6천 달러까지 차량 가격을 올린 것을 두고 반도체 부족 등 공급망 문제와 전기차 및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과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높아지는 원가부담을 덜고자 인력감축까지 시사하고 있어 테슬라가 추가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시선도 많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3월에 2번 가격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4월 모델3 일부트림, 6월에는 모든 차종에 걸쳐 가격을 인상했다.

이런 테슬라의 잇따른 가격 인상은 원가 부담뿐 아니라 전기차 브랜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는 '가격결정 능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톱 전기차 브랜드는 탄탄한 수요와 브랜드 충성도를 기반으로 전기차의 가격인상을 잇달아 단행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외의 완성차 업체들은 치열한 경쟁 상황 아래서 전기차 주요 모델의 가격을 올리는 일이 사실상 힘들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미국 시장에서 70%가 넘는 압도적 점유율을 갖고 있다. 이런 테슬러와 격차는 아직 크지만 현대차그룹은 기존의 완성차 업체 가운데서는 테슬라를 가장 가깝게 뒤쫓는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데이터서비스기업 익스피리언(Experian)에 따르면 1분기 미국에서는 지난해 1분기보다 60% 증가한 약 15만8689대의 전기차가 등록됐다. 이가운데 테슬라는 지난해 1분기보다 59% 증가한 11만3882대를 판매해 점유율 71.8%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1년 전보다 236% 늘어난 6964대, 기아는 735% 증가한 845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에 현대차그룹 전기차 판매량은 모두 1만5414대를 기록해 점유율 9.7%로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3위를 기록한 포드 7407대의 2배를 넘는 전기차를 판매했다. 

특히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상위 10위 안에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5, 기아 EV6와 니로EV 등 3개 모델의 이름을 올렸다. 테슬라가 모델Y, 모델3, 모델S, 모델X 등으로 4개 자리를 차지했다. 테슬라와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10위권의 모델은 포드 머스탱 마하E와 닛산 리프, 폴크스바겐 ID4뿐이다. 

비록 테슬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시장에서 테슬라에 다음가는 위상을 다져가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테슬라를 넘어서는 품질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당분간 전기차 가격을 올릴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아 미국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오닉5는 4월 '2022 월드카 어워즈(WCA)'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했다. 앞서 2월에는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차(COTY)'에 올라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세계 3대 자동차 시상식 가운데 2관왕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아이오닉5와 EV6는 올해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와 '아우토 자이퉁'이 각각 실시한 전기차 비교평가에서 테슬라 모델Y를 제치고 1,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아이오닉5는 3만9700~5만4500달러, EV6는 4만900~5만5900달러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6월 현재 기준 테슬라에서 가장 가격이 낮은 모델3 후륜구동(4만6990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차량 가격에 반영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연식변경 등 신차 출시에 맞춰 조금씩 반영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 최소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현대차그룹은 주력 아이오닉5와 기아 EV6 외에도 미국시장에서 전기차 라인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어 시장점유율 확대에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 중형 전기세단 아이오닉6를, 내년에는 대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아이오닉7과 기아 EV9을 미국에 내놓는다. 앞서 5월에는 제네시스 준중형 전기 SUV GV60을 미국에 출시했다.

내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라인업이 2대에서 6대로 늘어나는 것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테슬라를 능가하는 품질을 가진 반면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테슬라의 차량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이 유입돼 미국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가파르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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