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중국에 출시하는 새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C' 시리즈의 성능을 높이면서도 가격은 더 낮추는 공격적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C 시리즈가 2년 전 출시돼 중국에서 인기를 끈 애플 아이폰6의 교체수요를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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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는 27일 "중국 소비자를 위한 갤럭시C시리즈가 6월6일 출시된다"며 "합리적 가격에도 프리미엄급의 기능을 탑재한 전략형 모델"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C 시리즈에 고속충전 기능과 모바일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탑재했다. 또 풀HD급 화면과 4기가 램, 1600만 화소 후면카메라와 32기가 내장메모리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급 성능을 적용했다.
가격은 5.2인치 화면의 갤럭시C5가 39만 원, 5.7인치의 갤럭시C7이 43만 원 정도로 사양이 더 낮은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의 2016년형 새 모델보다 저렴하다.
일체형 금속외관을 적용한 갤럭시C 시리즈의 디자인은 애플의 아이폰6 시리즈와 유사하다. 색상 역시 아이폰6S 시리즈와 같은 골드와 로즈골드, 실버와 그레이 등 4가지로 출시된다.
전자전문매체 안드로이드오써리티는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애플 아이폰6의 디자인이 인기를 끈 데 대응해 유사한 모습의 제품을 내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의 아이폰6 시리즈는 2014년 출시된 뒤 중국에서 예상 밖의 인기를 끌며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출시된 지 2년이 가까워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교체수요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고동진 사장은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지난해 5위권 밖으로 하락한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갤럭시A 시리즈 새 모델과 삼성페이를 함께 출시하며 시장공략에 주력했다.
하지만 부품가격의 하락으로 화웨이와 오포 등 중국 현지업체들이 잇따라 고사양 스마트폰을 낮은 가격에 내놓자 맞대응하기 위해 가격 대 성능비를 더욱 끌어올린 신제품으로 전략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C 시리즈의 출시는 기존의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을 잠식해 재고량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또 체감성능에서 큰 차이가 없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7의 판매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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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C 시리즈(왼쪽)와 애플의 아이폰6S. |
갤럭시C 시리즈의 높은 성능에 비해 가격이 삼성전자의 기존 스마트폰보다 크게 낮은 점도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을 악화할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
하지만 고 사장은 당장의 수익성보다 중국에서 현지업체들이 완전히 시장을 잠식하기 전에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려야 한다고 판단해 이처럼 공격적인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이 아이폰6의 흥행으로 확보한 중국 점유율을 빼앗아올 수 있다면 삼성전자가 다시 중국에서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트렌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C 시리즈의 디자인을 의도적으로 아이폰6과 닮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며 "고성능의 부품 탑재에도 강력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주목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