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다음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역대 최다인 5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던 지난번 선거처럼 후보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지만 현직 공인회계사회 회장과 부회장의 맞대결로 주목을 받고 있다.
▲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왼쪽)과 나철호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 |
14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공인회계사회는 15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63컨벤션센터에서 제68회 정기총회를 열고 제46대 회장을 선출한다.
협회에 가입돼있는 2만4천여 명 공인회계사들이 전자투표를 통해 각 1표씩을 행사한다.
회장 임기는 2년이고 1번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이번 회장 선거는 김영식 공인회계사회 회장과 나철호 공인회계사회 부회장의 2파전으로 치러진다.
당초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연임을 예상했으나 나 부회장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연임을 앞둔 상황에서 다른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별도의 투표절차 없이 그대로 회장직을 이어갈 수 있다. 1988년 이후 공인회계사회 회장들이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김 회장의 강점은 연륜과 경험이다. 제45대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이뤄낸 일도 많다.
김 회장은 임기 동안 새 외부감사법의 성공적 안착과 회계개혁을 위해 표준감사시간을 기업별 특성에 따라 산정하도록 하는 등 회계법인과 기업 사이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새 외부감사법의 도입 등의 영향으로 한국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회계투명성 평가에서 2017년에는 63개국 가운데 63위로 꼴찌를 기록했으나 2021년에는 64개국 가운데 37위로 순위가 껑충 뛰었다.
김 회장은 다음 2년이 ‘업계 이익과 회계감사 본연의 가치를 지키는 중요한 시기’라며 회계개혁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회장이 되고 보니 풍부한 지식과 현장경험, 대외교섭능력, 포용의 리더십으로 회계업계와 회원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해야 하는 자리라는 걸 알게됐다”며 “지난 2년보다 더 나은 2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회장이라는 신뢰감과 무게감으로 김 회장에게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오지만 도전장을 낸 나 부회장이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 회장에게 연륜이 있다면 나 부회장에게는 ‘젊은 패기’가 있다.
나 부회장은 1972년생으로 1957년에 태어난 김 회장보다 무려 15살이나 젊다.
나 부회장은 최근 회계업계를 향한 지적에 정면으로 대응하며 공인회계사회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최근 오스템임플란트나 우리은행의 직원 횡령 등이 발생했을 때 회계업계가 침묵한 일은 잘못했다며 앞으로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전문가적 의견을 내놓는 등 적극 목소리를 내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나 부회장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주요 회계사건이 발생했을 때 회계업계가 침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전문가적 입장을 적시성 있게 발표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계지원 및 예결산위원회 신설, 싱크탱크 상설화, 공인회계사회 지배구조 개선, 법률지원 강화 등도 약속했다.
김 회장은 고려대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1978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시작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삼일회계법인 세무·감사부문 대표를 지냈고 2016년 대표에 오른 뒤 4년 동안 회사를 이끌었다.
2020년 6월 역대 가장 많은 5명의 후보가 출마한 제45대 회장 선거에서 39.9% 지지를 받아 회장에 선임됐다.
나 부회장은 한양대 경영학과를 나왔고 2002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뒤 한울회계법인 등에서 근무했다. 2016년부터 4년 동안 공인회계사회 감사를 맡았고 2020년 부회장에 선출됐다. 현재는 재정회계법인 대표로 일하고 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