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드사들이 게임 이용 고객을 겨냥한 특화카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게임카드는 미래 고객인 MZ세대를 끌어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드 출시를 계기로 카드사가 게임사와 단단한 협력관계를 이어가면 데이터 신사업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서도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
▲ 하나카드은 5월26일 게임사 호요버스와 손잡고 모바일게임 ‘원신’, ‘붕괴3rd’, ‘미해결사건부’ 등의 테마를 디자인에 적용한 ‘호요버스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하나카드> |
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이르면 6월 넥슨과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출시한다.
넥슨의 게임 전용 상업자표시신용카드가 나오면 BC카드가 1월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크아크’ 전용 상업자표시신용카드에 이어 두 번째 게임 전용 상업자표시신용카드가 된다.
BC카드의 ‘로스크아크’ 전용 상업자표시신용카드의 사례를 감안해 보면 이 카드는 디자인에 게임 캐릭터 등을 적용해 특화카드라는 것을 보여주고 넥슨캐시(게임머니) 충전 할인 혜택 등 넥슨 게임 이용자들에게 최적화한 혜택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카드와 하나카드에서도 최근 게임 캐릭터를 카드 디자인에 적용한 게임 제휴카드를 각각 출시했다.
게임 이용에 최적화한 혜택을 따로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게임 이용자들의 기호에 맞춘 디자인과 마케팅으로 해당 게임을 즐기는 고객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두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최근 들어 게임사와 적극적으로 손을 잡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당장 MZ세대를 카드사의 고객으로 끌어들이기가 수월해 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9월 내놓은 ‘2021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만 10~65세 인구의 게임 이용률은 2016년 67.9%에서 2021년 71.3%로 증가했다.
MZ세대의 게임이용률은 평균보다 훨씬 높아 10대 93.7%, 20대 85.9%, 30대 71.6% 등으로 조사됐다.
카드사들은 결제수단이 점차 디지털화하는 흐름 속에서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탄생)에게 브랜드를 각인하는 효과를 노렸을 수 있다.
Z세대가 카드를 발급받았다고 해서 당장 카드사의 고객으로 유입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Z세대는 모바일 사용에 익숙하고 결제수단에서도 은행계좌나 신용카드보다는 모바일 기기를 통한 간편결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4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 다른 세대보다 디지털 친화적이며 기존 은행권 서비스보다는 핀테크 등 신규 사업자의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간편결제 시장에서 카카오나 토스 등의 테크기반 서비스에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우선 카드발급으로 Z세대를 유인하고 신뢰도를 확보해 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만 해도 체크카드에 이어 10대 전용 충전식 페이결제 서비스인 ‘신한 Meme(밈)’에도 게임 속 캐릭터를 적용해 6월에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신한 밈은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만 14~18세를 대상으로 한다. 계좌가 없어도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Z세대의 눈길을 끌 만하다.
카드사에게 게임사와 협력관계는 데이터 결합 서비스에서도 시너지를 내고 메타버스 등 미래 디지털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의 결제 데이터와 게임사의 이용자 데이터를 결합하면 고객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수월할 수 있다.
또 카드사들은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에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 등을 미래 먹거리의 하나로도 꼽고 있는데 게임사는 게임을 통해 이와 비슷한 소비행태를 간접적으로나마 먼저 체험한 만큼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넥슨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게임은 최근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메타버스 공간 가운데 하나로 앞으로의 협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26일 인기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파이크, 제이스, 탈리야, 카이사, 오른 등 5종 캐릭터를 플레이트에 적용한 ‘신한카드 판타스틱 S 체크(롤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리그오브레전드 이용자에서 10~20대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점을 고려해 카드 혜택을 구성하고 추첨을 통해 25만 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주는 경품 행사도 준비했다.
하나카드도 26일 게임사 호요버스와 손잡고 모바일게임 ‘원신’, ‘붕괴3rd’, ‘미해결사건부’ 등의 테마를 디자인에 적용한 ‘호요버스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하나카드는 게임관련 다양한 혜택도 마련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호요버스 체크카드 신청 고객 가운데 선착순 3만 명을 대상으로 각 게임별 주요 아이템을 지급한다. 카드를 발급받고 사용한 고객 선착순 3천 명에게는 호요버스 게임 3종의 한정판 굿즈를 준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