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2-05-27 16: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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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지방 중증 장애인 업무 공간과 체육, 휴식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에게 30억 원의 자금을 요청했는데 100억 원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운영하는 김정호 대표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공동센터장.
카카오 창업자이자 미래이니셔티브 공동센터장인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발달장애인 고용 활성화를 위해 100억 원의 '통큰 기부'를 결정한 것이다.
27일 카카오의 사회공헌재단 브라이언임팩트재단에 따르면 김범수 센터장을 대신해 네이버 창업멤버 출신인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가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은 김범수 센터장이 사회공헌을 위해 지난해 6월 설립한 재단이다. 재단 이사진에는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배우 이윤미씨 등 김 의장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이들이 포함됐다.
김 센터장은 김정호 대표가 10년 동안 사회공헌기업을 운영한 사회공헌 전문가라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신임 김정호 이사장은 2012년 발달장애인의 사회진출을 돕는 베어베터를 설립해 2014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2015년 철탑산업훈장, 2017년 한국윤리경영대상, 2017년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은 앞으로 재단 출연금을 축적하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재단에서 기부계획을 세우면 김 센터장이 기부자로서 계획을 확인한 후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김 센터장이 자신은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나고 사회공헌 전문가가 재단을 맡아 운영하도록 한 것은 사회공헌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 센터장의 두 자녀가 재단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국내 대기업들은 공익재단을 여럿 운영하고 있지만 기존의 목적과 다르게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와 경영권 승계, 사익편취 등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앞서 김범수 센터장은 2021년 3월 자발적 기부운동인 '더기빙플레지' 기부자에 이름을 올리고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김 센터장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재산의 절반 이상인 약 5조 원의 기부를 약속한 것인데 이는 국내 상위 10대 기업이 2019년에 낸 기부금 총액 7398억 원의 7배를 웃도는 규모다.
김 센터장은 당시 "사회적 기업이나 재단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100명의 혁신가를 발굴해 지원하겠다"며 "미래 교육 시스템에 대한 대안도 찾으며 빈부 격차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고자 노력하고 아프고 힘든 이들을 돕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센터장은 이후 3개월 만에 재단을 설립했다.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설립인가를 받고 2021년 6월1일 설립됐다.
김 센터장은 당시 기부 대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 디지털 교육 격차 등으로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 인공지능(AI) 인재들을 꼽았다.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은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들과 다양한 분야에서 성실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지원해 소셜 임팩트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김범수 센터장은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을 통해 올해 3월부터 사회공헌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법무법인 더함의 이경호 대표변호사를 이사로 선임하며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의 인적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혁신조직을 지원하는 '임팩트 그라운드(Impact Ground)'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이 변호사는 국내 첫 사회적경제 전문 법무법인을 설립한 인물로 사회적기업, 지방자치단체 등에 법률자문을 하거나 제도개선 활동에 앞장선 인물로 평가된다.
브라이언임팩트는 임팩트 그라운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세상을품은아이들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여성환경연대 △인권재단 사람 △푸른나무재단 등 6개 혁신조직을 선정해 100억 원의 사업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김범수 센터장은 또 3월 산불 이재민을 위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0억 원 규모의 개인보유 주식을 기부하기도 했다.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