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화그룹이 누리호 2차 발사를 계기로 우주사업을 키울 기회(모멘텀)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겸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은 그동안 발사체 관련 프로젝트에 필요한 다양한 사업을 수직계열화하면서 우주시대에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겸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
26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2차 발사일이 6월15일로 다가온 만큼 김 사장이 우주사업 구조를 다지는데 더욱 고삐를 죌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한국형발사체(누리호) 개발사업은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를 독자 개발하는 정부 프로젝트다. 300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데 2010~2022년 모두 1조9572억 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김동관 사장은 지난해부터 한화그룹의 우주사업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의 팀장을 맡아 이끌며 한국형 발사체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김 사장은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주요 우주사업 관련 계열사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대주주인 쎄트렉아이의 기타비상무이사직도 맡고 있다.
한화그룹의 방위산업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의 두뇌 역할을 하는 에비오닉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발사체의 엔진뿐만 아니라 발사체의 동작까지 제어한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세트렉아이와 한화시스템은 위성체 제조와 지상체(위성을 통제하고 정보를 내려받는 시스템) 제작을 하고 있다. 발사체 고체연료부스터는 한화가, 발사대는 한화디펜스가 중점적으로 맡아 연구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국형발사체와 관련된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핵심요소를 두루 갖추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춰둔 셈이다.
더구나 이번 2차 발사 누리호에는 180㎏의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기능이 간단한 초소형 위성)이 탑재돼 더 의미가 깊다. 지난해 1차 발사 때에는 실제 기능이 없는 모사체 위성(더미 위성)이 실렸다.
김 사장은 이번 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하면 우주시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동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최근 방산·우주항공 분야에 2조6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은 한국형 위성체 및 위성발사체 등의 분야에서 미래 기술을 선점하고 관련 시장을 개척하는데 앞장서기로 했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국내 우주사업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우주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허브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규모는 2018년 3500억 달러에서 2040년 1조1천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민간 우주업계에서 현재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미국), 아마존 블루오리진(미국), 버진갤럭틱(영국) 세 기업이 앞서나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한화그룹이 '저궤도 인공위성' 같은 고부가가치 사업 경영을 주도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우주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그룹은 이번 누리호 2차 발사를 포함해 2027년까지 예정된 6차 발사를 모두 성공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1톤 이상 인공위성을 독자 기술로 쏠 수 있게 되면 저궤도 인공위성 같은 신사업도 활발해질 수 있게 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우주사업은 미래 기회를 선점해야만 하는 사업일 뿐만 아니라 국내 정보통신 생태계 기반과 관련돼 의미 깊다"며 "일단 누리호 발사에 전사적 역량을 쏟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