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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열국지', SK 현대차 GS 롯데 LS 신세계가 모두 뛰어든 사업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2-05-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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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K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전기차충전소 사업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전기차충전소 사업 전망이 밝은 데다 기존 업무용 부동산의 활용도도 높일 수 있어서다. 각 그룹들은 각자 주력 사업과 시너지를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열국지', SK 현대차 GS 롯데 LS 신세계가 모두 뛰어든 사업
▲ 전기차 충전사업.

22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전기차충전소 사업을 펼치는 곳으로는 SK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꼽힌다.

전기차배터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SK그룹은 SK와 SK에너지, SK브로드밴드, SK렌터카 등 여러 계열사들이 한꺼번에 전기차 충전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투자전문 지주사 SK를 제외한 계열사들은 저마다 전기차 고객에 접근성을 확보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전기차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우선 SK에너지는 주유소업계 1위라는 잇점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SK렌터카도 전기차 이동 충전서비스를 앞세워 전기차충전소 사업에 진출했는데 제주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충전소를 포함한 복합문화공간을 세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SK브로드밴드는 자회사 홈앤서비스를 통해 2021년 전기차 콘센트형 충전기 설치 및 운영 보조사업자로 선정된 점을 전기차충전소 사업의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지주사 SK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2021년 초급속 전기차충전기 제조사인 한국 시그넷EV 지분 55.5%를 2930억 원에 매입해 전기차 충전사업을 확대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SK그룹에서 전기차충전소 사업을 준비하는 계열사들이  더 있어 자칫 내부 경쟁에 따른 제살 깎아먹기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전기차충전소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면 계열사 사업을 합쳐 유리한 입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제조사로서 급속충전기 노하우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외부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전기차충전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롯데그룹, KB자산운용과 손잡고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구축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자체적으로는 초고속 충전브랜드 ‘이티프(E-pit)’를 늘리고 구독형 전기차 충전 요금제 ‘럭키패스 H’도 출시했다.

주유소와 가스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GS그룹과 LS그룹도 전기차 충전소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해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그룹 모두 현재 운영하고 있는 수백 곳의 주유소와 LPG충전소를 활용해 전기차충전소 사업을 키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통사업을 주력하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도 자사의 전국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전기차충전소 사업을 키우고 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각자 그룹의 IT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정보통신과 신세계I&C를 주축으로 삼아 외부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전기차충전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전기차충전업체 ‘중앙제어’를 인수하는 한편 현대차그룹과도 충전사업 합작사를 논의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I&C가 SK그룹과 전기차 충전사업 확대 업무협약을 맺어 동맹을 맺었다.

유통업계가 온라인쇼핑 중심 구조로 재편되고 있어 이들 그룹은 전기차충전소를 오프라인 점포에 고객을 모으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한화그룹도 전기차충전소 사업에 합류했다. 한화그룹은 다른 그룹들과 달리 전기차와 직접적 접점은 없지만 태양광발전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를 활용해 전기차 충전인프라 시공부터 컨설팅, 사업운영, 유지보수 등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같이 대기업들이 전기차 충전소에 속속 진출하는 이유로는 전기차충전소 사업의 성장잠재력이 큰 데다 업무용 부동산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대기업 '열국지', SK 현대차 GS 롯데 LS 신세계가 모두 뛰어든 사업
▲ 현대차 초고속 충전소 이피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실제 국내에서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2만5532대로 2021년 1분기와 비교해 9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내수 판매가 1년 전보다 13.75% 감소했다는 점에서 전기차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빠르게 커지고 있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과 달리 전기차충전소는 크게 부족하다. 국내 급속충전기 보급 수량은 2021년 말까지 누적 1만5269대가 운영되고 있다. 

2020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주유소는 1만1402대가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일견 전기차 급속충전기 숫자가 현재 부족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급속 충전기라고 해도 현대차의 아이오닉5나 기아의 EV6 등을 기준으로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시간이 18분이나 걸린다. 일반 내연기관차로 주유하는 시간보다 월등히 길어 회전율이 떨어진다.

전기차 충전정보 애플리케이션 ‘EV인프라’가 2022년 1월 앱 이용자 18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기차충전소 확대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규모는 2020년 149억 달러(약 18조 원)에서 2027년 1154억 달러(약 142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관련 사업 가운데 배터리와 함께 충전 인프라 사업이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여겨진다. 

더구나 주요 대기업들은 전국 대도시 주요 거점에 사업소나 건물 등을 갖고 있어 전기차충전소 부지 확보가 수월하다. 전기차충전소를 확대하면 이런 업무용 부동산 활용도를 크게 높일 수 있고 이에 따라 보유세율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전기차충전소 시장은 태동기여서 수익성보다 외형 확장이 더욱 중요한 시점”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인수합병이 활발해져 시장점유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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