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해외건설업계와 현대건설에 따르면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포함한 3곳은 최근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를 통과해 오는 10월 진행될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이로서 현대건설 컨소시엄(스페인 건설사 OHL, 알데사 참여)은 스웨덴 스칸스카, NCC와 수주 경쟁을 펼치게 됐다.
노르웨이 해저터널사업은 사업비 2조7천억 원 규모로 노르웨이 남서부 로갈란주 인근 바다에 9㎞, 2차선 도로의 해저터널을 공사하는 사업이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 일본 도쿄만 아쿠라라인(9.5㎞)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세계 해저터널의 길이 순위는 일본 도쿄만을 가로지르는 아쿠아라인(9.5㎞)이 가장 길고 이어 노르웨이 뵘라피오르(7.9㎞), 노르웨이 에익순(7.8㎞), 노르웨이 오슬로피오르(7.2㎞)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북유럽 피오르(피요르드)해안에 집중돼 있는 셈이다. 바로 뒤 5위가 우리나라 보령 해저터널(6.9㎞)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이번 사업을 따낸다면 세계에서 2번째로 긴 해저터널사업을 건설하게 되고 지분율을 고려했을 때 5천억 달러(6천억 원)의 수주를 확보하게 된다.
현대건설은 국내 최장이자 세계에서 5번째로 긴 보령 해저터널을 준공하며 터널시공 기술력을 증명했다. 윤영준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보인다.
보령 해저터널사업은 현대건설의 대표적 지하공간 프로젝트다.
이는 총사업비 4881억 원 규모로 2010년 12월 첫 삽을 뜬 뒤 80만 명이 투입된 대규모 사업으로 지난해 11월 개통돼 보령 대천항에서 태안 영목항까지 1시간30분 걸리던 시간이 10분으로 단축됐다. 이 구간은 남해안과 서해안을 둘러 이어지는 국도 77호선(부산-파주)에서 유일하게 끊어진 구간이었다.
해저터널은 바닷물이 유입돼 공사 난도가 높고 위험해 까다로운 사업이다. 기존에는 개착식 공법이나 침매식 공법을 썼다.
개착식공법은 터널 양쪽에 인위적으로 댐을 만들고 물을 퍼내는 방식이고 침매식 공법은 육지에서 터널을 구간별로 만들어 바닷속에서 넣어 조립하는 방식이다.
개착식공법은 비용이 많이 들고 침매식 공법은 지반이 약한 곳에서만 쓸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더욱이 해저터널은 사전 지질 조사에 한계가 있어 암반의 강도를 사전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현대건설은 기존 방식의 단점을 극복하고 해저터널공사의 최대 위험요소인 해수유입을 막기 위해 해저구간 발파식 나틈(NATM)공법을 적용했다.
나틈공법은 단단한 암반에 구멍을 뚫고 화약을 폭발시켜 암반을 굴착하는 방식이다. 현대건설은 이 공법과 더불어 컴퓨터로 위치가 제어되는 첨단로봇 드릴링머신을 이용해 굴착의 정확도를 높였다.
또한 기존 그라우팅 공법을 발전시킨 인텔리전트멀티그라우팅(IMG) 공법도 적용했다. 그라우팅 공법이란 지하수 유입을 막기 위해 암반에 구멍을 뚫어 시멘트를 고압으로 분사하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2017년 10월 준공한 싱가포르 주롱 해저 유류 비축기지(7억 달러) 공사에 그라우팅 공법을 적용한 뒤 이를 개선한 인텔리전트멀티그라우팅 공법을 보령 해저터널에 활용했다.
인텔레전트멀티그라우팅 공법은 기존 방식의 2개 주입공보다 많은 4~8개 주입공을 동시에 활용할 뿐 아니라 압력과 유량을 더욱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기존 공법을 발전시키면서 작업 안전성도 확보했다. 보령 해저터널을 11년 동안 건설하면서 단 한 건의 인명사고도 없이 공사를 마치며 안전관리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해저터널은 바닷물 유입 등 위험 요소가 많아 지상 공사에 견줘 3배 이상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한다. 하루 최대 굴착 길이도 3m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