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시간주 배터리 합작공장 조감도. |
[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미국 미시간주에 설립하는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가동을 위해 필요한 20년 분량의 전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미시간주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전력난 문제가 기업들의 생산 투자에 리스크로 떠오르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전력 수급은 중요한 성과로 꼽힌다.
18일 현지 지역언론 크레인스디트로이트에 따르면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랜싱 수력전력위원회와 전력 공급계약을 확정하는 최종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앞으로 20년 동안 미시간주 랜싱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kWh(킬로와트시)당 5.5센트의 고정 가격에 사들이기로 했다.
크레인스디트로이트는 미시간주 평균 전력 공급가가 1kWh당 7.24센트라는 점을 볼 때 두 회사가 랜싱에 배터리공장을 설립하는 데 전력 단가와 관련한 요소도 고려했을 공산이 크다고 보도했다.
현지 수력전력위원회 관계자는 20년 동안의 장기 공급계약이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밝히며 이를 통해 얼티엄셀즈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유치한 성과를 매우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수력전력위원회는 얼티엄셀즈 공장 가동이 시작되는 2024년 하반기부터 전체 전력 생산량도 기존보다 35%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설립한 천연가스 기반의 새 발전소 가동도 시작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미시간주 랜싱에 15억~25억 달러(약 2조~3조 원)을 들여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1700명에 이르는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지 당국이 적극적으로 전력 공급을 약속하며 공장 유치에 힘쓴 것은 앞으로 공장 건설이 현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효과를 노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미 여러 지역에서 최근 전력난에 따른 현지 생산공장 투자 제약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장기 전력 공급계약 체결은 우수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는 현재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어 삼성전자 현지 반도체공장이 정전 사태로 한때 가동을 중단하는 등 사건을 겪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LG화학과 배터리 양극재공장 투자를 논의하고 있었지만 충분한 전력 공급을 약속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최근 협상이 결렬되는 수순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북미지역 전체적으로 향후 전력 단가가 상승하는 등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고정가격 기반 계약은 중장기적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수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앞으로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새 배터리공장을 건설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현지 평균 전력 단가가 1kWh당 각각 6.16센트, 5.33센트로 낮기 때문에 해당 지역을 공장 부지로 적극 검토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크레인스디트로이트에 따르면 켄터키주의 평균 전력 단가도 1kWh당 5.31센트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 경쟁사인 SK온이 포드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배터리공장 설립 계획을 내놓은 점도 전력 단가가 큰 이유로 작용했을 공산이 크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