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씨티그룹이 쿠팡의 1분기 실적을 반영해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했지만 목표주가는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크게 낮춰 내놓았다.
쿠팡의 수익성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것으로 평가되지만 세계 전자상거래시장 성장 둔화와 미국증시 약세가 쿠팡의 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증권전문지 시킹알파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현지시각으로 12일 보고서를 내고 쿠팡의 이익 개선세가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 모회사 쿠팡Inc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22% 늘었고 커머스부문 EBITDA(비용 감가상각 전 이익)는 사상 첫 분기 흑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시킹알파는 쿠팡의 흑자 전환이 증권가 예상보다 수 개 분기는 빠르게 나타난 수준이라며 씨티그룹을 포함한 주요 증권사들의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그룹은 쿠팡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수’로 한 단계 상향했다. 현재와 같은 시장 상황에서 수익성을 개선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내놓았다.
존 유 씨티그룹 연구원은 “쿠팡의 수익성 중심 전략이 금리 인상 시기에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단기적 수익성 개선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쿠팡의 EBITDA 기준 영업이익률이 장기적으로 7~10%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씨티그룹 연구원은 특히 쿠팡의 유료회원 가입비 인상과 음식배달서비스 ‘쿠팡이츠’를 통한 이익 확보가 좋은 성과로 나타났다며 사업 운영 효율성도 개선돼 흑자 전환에 순풍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씨티그룹은 쿠팡 목표주가를 기존 29달러에서 15달러로 절반 가까이 낮춰 내놓았다. 지난해부터 모두 5차례에 걸쳐 목표주가를 낮춘 것이다.
씨티그룹 연구원은 현재 미국증시 전자상거래 관련주 주가가 일제히 떨어진 상황과 시장 전체의 경쟁 심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제 저성장 등이 여전히 큰 리스크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쿠팡의 주가 상승에 아직 여러 걸림돌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12일 미국증시에서 쿠팡 주가는 하루만에 18.51% 상승한 11.4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올해 초와 비교하면 60.1% 떨어진 수준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