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독일 BMW가 전기차에 탑재하는 배터리 원가를 지금보다 약 30% 낮춰 테슬라를 상대할 가격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삼성SDI를 포함한 BMW의 배터리 협력사들에 수익성과 관련한 압박이 커질 수 있다.
11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BMW는 2025년부터 기존과 다른 기술을 활용하는 신형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전기차에 탑재되는 각형 배터리 대신 원통형의 배터리를 사용하고 생산 원가도 낮춰 최근 이어지고 있는 배터리 소재 가격 급등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BMW는 이런 변화를 통해 전기차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지금보다 약 30% 낮춰 테슬라에 맞설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리튬과 니켈 등 특히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배터리 소재의 비중을 낮출 수 있는 배터리 신기술을 연구하고 기존 협력사를 통해 신형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삼성SDI와 중국 CATL 및 이브에너지, 스웨덴 노스볼트 등 협력사가 앞으로 BMW의 신형 배터리를 생산해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삼성SDI와 CATL은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충분히 갖추고 있고 이를 테슬라 등 고객사에 공급한 경험도 있기 때문에 BMW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을 생산하기에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BMW가 배터리 가격 인하를 주요 목적으로 두고 협력사들에 신형 배터리 생산을 주문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만큼 이들의 수익성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BMW가 신형 배터리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공급 가격을 두고 협력사에 압박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에게 BMW는 상당히 비중이 큰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다. BMW가 전면적으로 배터리 기술에 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삼성SDI도 적극적으로 호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BMW가 강력하게 가격 인하를 요구한다면 삼성SDI가 수익성 저하를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
배터리 원가 경쟁력을 무기로 삼고 있는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BMW의 가격 인하 주문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삼성SDI가 공급 물량을 빼앗기게 될 가능성도 있다.
BMW의 전략 변화가 결국 삼성SDI를 다소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블룸버그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BMW의 신형 배터리는 테슬라 전기차에 현재 사용되는 것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기술을 활용한다.
삼성SDI가 BMW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배터리 기술력을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BMW는 2025년부터 해당 배터리를 사용하는 새 전기차 플랫폼을 선보이고 이를 주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