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이 인수하는 타워세미컨덕터의 아날로그 반도체 생산시설. |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에 인수되는 아날로그 반도체 전문기업 타워세미컨덕터가 합작법인을 통해 인도 정부의 대규모 지원을 받으며 현지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자동차용 반도체를 비롯한 신사업에서 인텔이 적극적으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 정부가 글로벌 반도체기업 공장 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TSMC와 삼성전자 등 인텔의 경쟁사도 뒤를 따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2일 인도 이코노믹타임스 보도에 따라면 ISMC가 인도 카나타카주에 30억 달러(약 3조8천억 원)를 투자하는 아날로그 반도체공장 건설 계획을 내놓고 정부 승인을 받았다.
인도 정부는 현지 반도체 생산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모두 100억 달러에 이르는 금전적 지원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ISMC 공장이 첫 대상으로 선정됐다.
ISMC는 이스라엘 아날로그 반도체기업 타워세미컨덕터와 아랍에미리트 투자기업 넥스트오르빗벤쳐스의 합작법인인데 타워세미컨덕터는 최근 인텔에 54억 달러 규모 인수가 확정됐다.
사실상 인텔이 인도에서 정부 지원을 받아 현지 반도체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셈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최근 인도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직접 만나고 사업 협력을 논의한 점도 타워세미컨덕터의 공장 투자계획과 관련한 것으로 추정된다.
타워세미컨덕터의 합작공장은 반도체 파운드리에 쓰이는 미세공정 대신 아날로그 반도체에 쓰이는 65나노미터 공정을 주로 활용하게 된다.
인텔이 타워세미컨덕터 인수를 통해 확보한 아날로그 반도체 사업 역량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신사업 분야로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아날로그 반도체는 일반 프로세서와 달리 반도체에서 자체적으로 설계된 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있는 시스템반도체의 일종이다.
주로 자동차용 반도체와 의료기기, 우주항공 분야 등 안정성이 중요한 분야에 쓰이며 스마트폰과 PC, 가전제품과 사물인터넷 기기 등에도 폭넓게 사용돼 미래 성장성을 주목받고 있다.
인텔이 아날로그 반도체로 기존 CPU사업과 시너지를 추진한다면 고객사 확보와 설계기술 공유 등 측면에서 큰 장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인텔은 타워세미컨덕터 인수 계획을 발표하며 앞으로 반도체 파운드리사업도 아날로그 반도체 사업 역량을 통해 많은 장점을 확보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최근 인도에 방문한 점을 두고 3나노 이하의 미세공정 파운드리공장을 신설해 대만 TSMC나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공장 투자 계획이 아날로그 반도체 생산시설에 그친다면 TSMC와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 분야에서 경쟁이 심화되는 일을 피할 수 있어 다소 마음을 놓을 수 있다.
그러나 인도 정부의 반도체 제조업 활성화 계획이 상당히 공격적 수준이기 때문에 파운드리공장 건설 계획이 추가로 논의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아날로그 반도체 고객사들이 주로 미세공정 기반의 고성능 반도체도 필요로 하는 만큼 인텔이 타워세미컨덕터 인수를 통해 영업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하게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따라서 반도체 파운드리업계가 인텔의 인도 반도체공장 투자 뒤 행보를 면밀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인도 정부는 앞으로 TSMC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유치에도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앞세우고 있다.
현지 반도체공장 건설 기업들에 지원하는 인센티브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되고 있는 만큼 이들 기업도 인텔을 뒤따라 현지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기회를 노릴 가능성이 열려있다.
아쉬위니 바이쉬나우 인도 전자IT부 장관은 최근 이코노믹타임스를 통해 인도에 최소 10곳 이상의 반도체공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하며 TSMC와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코노믹타임스는 “TSMC와 삼성전자는 각자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매년 반도체공장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며 “인도 정부도 이들과 긴밀하게 대화를 이어가며 공장 유치에 힘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