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2-04-27 15: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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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펄어비스가 중국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의 공개 사전테스트(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하며 실적 확대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검은사막 모바일이 출시 첫날 기대에 못미치는 매출 순위를 기록해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이사는 장기적으로 이용자 확대 및 이용시간 증가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이사.
27일 게임업계와 증권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로 중국 진출에 닻을 올렸지만 부진한 출발을 보이면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27일 펄어비스 주가는 전날보다 24.29%(2만3800원) 떨어진 7만4200원에 장을 마쳤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기준 실시간 매출 순위에서 26일 75위로 시작한 뒤 52위, 35위에 이어 현재 30위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진출 첫날 성과는 시장의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평가된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는 PC 원작 '검은사막'을 모바일로 재해석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때문에 중국 현지에서는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중국의 게임 전문 사이트 '17173'에서 이용자가 선정한 '올해 가장 기대되는 게임'으로 뽑혔고 텐센트의 앱마켓인 탭탭에서는 예약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 PC게임의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제작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전민기적2'가 지난해 4월 중국에 출시된 뒤 당일 매출 순위 31위에 오른 뒤 다음날엔 5위로 뛰어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검은사막 모바일의 초기 성적은 부진하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은사막 모바일이 27일 오전 6시 기준 앱스토어 매출 순위 29위를 기록하며 부진한 초기 매출을 기록했다"며 "트래픽은 꾸준히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수익화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수익화 부족을 우려하는 시선에도 검은사막 모바일 이용자 확대 및 이용시간 증가를 통한 트래픽 확보에 집중한다는 기존 전략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허 대표는 새로운 상품이나 과금 모델을 도입해 초기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보다 콘텐츠 강화, 서비스 안정화 등을 통해서 이용자를 꾸준히 확보하고 이용시간을 늘리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실적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자칫 비즈니스모델을 수정하다 이용자들이 떠나는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경쟁력에 기반해 긴 호흡으로 안전하게 수익을 확보하려는 결정인 셈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출시는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어 허 대표는 더욱 각오를 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한국과 중국의 사드(THAAD) 갈등 이후 한국 게임이 중국에 진출하는 첫 번째 사례이며 검은사막 모바일의 성과에 따라 향후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 가능성이 달라질 수도 있다.
허 대표는 2017년 펄어비스에 합류한 뒤 곧바로 검은사막 모바일의 위력을 확인한 바 있다.
펄어비스는 2017년에 매출 524억 원, 영업이익 217억 원을 거뒀는데 이듬해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 검은사막 모바일이 출시된 것의 영향으로 2018년에는 매출 4042억 원, 영업이익 1668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중국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은 매출과 달리 이용자 수 및 이용시간과 관련한 트래픽 순위에서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출발이 순조롭다.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와 data.ai(구 앱애니)에서는 실시간 무료 게임 순위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이 1위에 올랐다.
텐센트의 앱마켓 탭탭에서는 안드로이드 기준 인기 순위 2위와 플레이 순위 4위, 앱스토어 기준 인기 순위 1위와 플레이 순위 4위에 올라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인기 게임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며 "트래픽을 중심으로 중국 서비스를 운영할 것이며 이를 이어가다 보면 매출 순위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검은사막 모바일은 중국에서 대규모 유저 유입으로 26일 한때 접속 불가 문제가 발생했지만 오후에 서버 증설을 완료했다"며 "출시 전 사전 다운로드 없이 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초반 트래픽 지표는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