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사장 겸 전지소재사업단장이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소재 사업 준비에 분주하다.
이 대표는 현재 주류를 이루는 리튬이온 배터리소재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동시에 배터리소재 미래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겸 전지소재사업단장.
27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미국 리튬메탈 음극재 개발 스타트업 소일렉트(SOELECT)와 업무협약을 맺고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미국 현지에 2억 달러 규모의 기가와트시(GWh)급 리튬메탈 음극재 생산시설 구축을 검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음극재를 리튬(금속)으로 대체한 배터리다. 흑연·실리콘을 음극재 소재로 사용하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성능과 안정성이 뛰어난 특징을 지녀 미래 배터리로 주목받는다.
리튬메탈 음극재는 에너지 밀도와 충전속도를 끌어올림으로써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배터리 수명을 늘리도록 해준다.
소일렉트는 LG화학 출신 조성진 대표가 2018년 미국 노스케롤라이나주에서 설립한 배터리소재 기업이다. 2019년 고속충전이 가능한 리튬금속 음극재를 선보이며 배터리 소재기업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소일렉트에 지분 투자를 진행하면서 협력관계를 맺어 왔다.
올해 2월 롯데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인 롯데벤처스는 미국 제너럴모터스벤처스(GMV), 다올 인베스트먼트(구 KTB네트워크)와 함께 소일렉트에 1100만 달러(약 130억원)를 투자했다.
롯데벤처스의 투자금은 롯데케미칼이노베이션펀드 2호를 통해 조달됐다. 해당 펀드는 롯데케미칼이 전체 출자금 130억원 가운데 76%인 99억원을 투입해 만들었다.
앞서 올해 1월 이영준 대표는 에너지저장장치 관련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스탠다드에너지에도 650억 원을 투자를 진행해 지분 15%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바나듐 이온 배터리용 전해액 등 차세대 배터리소재 사업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준 대표는 차세대 배터리소재 관련 기업에 투자를 진행해 미래 성장동력의 일환으로 배터리소재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번 소일렉트 투자를 발표하면서 "롯데케미칼이 가진 소재기술 및 글로벌 사업 역량과 소일렉트의 리튬메탈 음극재 기술을 접목해 차세대 배터리 핵심 기술을 신속히 확보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며 "전기차 수요증가 및 배터리 수입 의존도가 높은 미국을 중심으로 미래 글로벌 배터리소재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3월 이영준 첨단소재사업 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전지소재사업단'을 신설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배터리소재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기 위한 조직개편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에서 화학군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과 함께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 배터리 4대 소재를 중심으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5월부터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에 유기용매로 쓰이는 고순도 에틸렌카보네이트(EC)와 디메틸카보네이트(DMC)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이 생산시설은 2023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대산공장 안에 건설되고 있으며 모두 2330억 원이 투입된다.
또한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4대 소재 가운데 하나인 분리막 사업의 경우 현재 연산 4천톤 규모에서 2025년 연간 생산량 10만 톤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알미늄과 롯데정밀화학은 각각 양극박과 음극박(솔루스첨단소재 지분투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영준 대표는 롯데그룹 주력 화학계열사인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로서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키우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계열사 간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 방안을 도출해 미래 배터리소재 사업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