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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사람 쓰기', 대통령은 어떻게 공직자를 발굴하고 검증할까

심하은 커리어케어 세이코리아 편집장 상무 esprit@careercare.co.kr 2022-04-27 10: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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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통령 인사권 행사의 백미는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을 뽑는 조각과 개각이다. 그중에서도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첫 내각을 짜는 일은 정권의 성패와 직결된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듯이 조각 단계에서 파열음이 나거나 첫 출범 후 정책 혼선을 빚으면 임기 내내 허둥거린다. 이 경우 장관을 교체하는 후속 개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송국건, 『대통령의 사람 쓰기』, 세이코리아, 2022)

윤석열 정부의 첫 조각(組閣)이 짜 맞춰졌다. 
 
'대통령의 사람 쓰기', 대통령은 어떻게 공직자를 발굴하고 검증할까
▲ 심하은 커리어케어 세이코리아 편집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차 인선 발표 당시 "다른 것 없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해당 분야를 가장 잘 맡아 이끌어줄 분인가에 기준을 두고 선정해 검증했다"고 말했다. 

또한 "선거 운동 과정에서부터 할당이나 안배를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어차피 지명해야 할 공직이 많고 대한민국 인재가 어느 한쪽에 쏠려 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지역, 세대, 남녀라든가 균형이 잡힐 것이라 믿는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의 사람 쓰기'에 따르면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임명하거나 대통령실의 의중이 반영되는 자리가 1만8천여 개에 이르니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가 국정운영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러한 대통령의 '헤드헌팅'이 균형 잡힌 인사, 성공적 사람 쓰기가 되려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인가. 저자는 단연코 '시스템 인사'만이 그 해답임을 역대 정부의 고위공직자 인사 체계의 세밀한 분석을 통해 보여준다. 

책에 따르면 역대 정부의 인사 시스템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친다. 인사 수요가 발생하면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실에서 국가인재DB나 존안(存案)자료(사정·공안 기관의 대외비 인사 파일), 혹은 정권 주변의 추천으로 인재를 발굴한다.  

후보군을 민정수석실에 넘겨 인사 검증을 한 뒤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인사협의체에서 논의한다. 인사협의체의 의결사항을 대통령이 재가한 뒤 공식 임명 절차를 밟는다. 장관급 이상 고위공직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도 거쳐야 한다. 

다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통령비서실의 명칭을 대통령실로 변경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한 만큼 전체 인사 시스템에 변화가 생겨났다. 이러한 실험이 어떤 반향을 가져올지도 이 책의 관심사다. 

우리가 이 책을 기획한 것은 지난해 가을이었다. 각 당의 '선수'가 정해지는 중이었고 분위기는 날로 고조되고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일과 사람, 사회 현상을 다루기 위해 출범한 우리 편집부는 어떤 식으로든 이 중차대한 이슈를 다루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는 수 차례의 논의를 거쳐 선거 그 자체보다는 그 이후를 얘기해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바로 대통령의 인사다.

대통령제를 채택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대통령을 뽑는 일이다. 그런데 대선은 표면적으로는 최고 권력자 1인을 뽑는 것이지만 실상은 대통령을 최상위에 두고 국가를 지탱하는 수많은 조직의 장을 뽑는 이벤트이기도 하다. 이는 결혼이 남녀 두 사람의 결합이 아니라 두 사람을 매개로 가족과 가족이 결합하는 것이라는 설명에 비유될 수 있다.

이 부분에 착안한 우리는 청와대 인사 시스템이 어떻게 구성돼 있으며 이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작동하는지를 살펴보는 기획을 준비했다. 정치인 내지 정당이 만들어내는 정치적 이벤트보다는 시스템에 돋보기를 대보자는 것이었다. 더불어 이런 시스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매 정권의 인사는 그리도 말 많고 탈 많았는지를 독자들과 함께 알아보고 싶었다.

기획의 얼개가 만들어진 다음 문제는 필자 찾기.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는 지인을 찾아 조언을 구했다. 대략의 인사 흐름을 설명한 그는 "현직은 집필이 불가능하니 인사수석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아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경험자는 자칫 자신이 있었던 정권의 자찬 내지 변명으로 흐를 우려가 컸다. 결국 편집부는 '청와대 외부에 있으나 사실상 내부를 아는 사람'인 출입기자야말로 똑 떨어지는 필자라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이 점에서 이 책 대통령의 사람 쓰기 저자인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본부장은 최상의 조건을 가진 작가였다. '역대 최장기간 청와대 출입기자'란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그는 노태우 정권부터 노무현 정권까지 10여 년 동안 청와대를 출입했다. 게다가 자신의 기자 생활 전부를 정치부에서 보내고 지금도 취재 중인 '현역'이기도 했다.

우리의 출간 의도와 기획을 들은 그는 "이런 책을 쓰기 위해 아직까지도 출입 당시의 청와대 조직도를 보관해왔다"며 주저 없이 "한번 해보자"고 자신감을 보였다.

애초 이 책은 대선이 끝나자마자 즉시 출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고가 적어도 한 달 반 전에는 도착해야 했다. 그러나 세상 일이 어디 그리 순탄하기만 하던가. 최종 완고는 3월 중순 이후에 입수됐다. 3월9일 대선 이후 시시각각 업데이트되는 상황에 촉각을 세운 덕분이다. 편집 일정이 채 한 달이 안 됐으니 편집부에서 상당히 바쁘고 정밀하게 움직여야 했다. 

200자 원고지 900매가 넘는 분량이었다. 하지만 대통령 인사의 범위와 작동 원리, 사례를 통시적으로 망라해 분석한 최초의 저작으로서 그 밀도가 지극히 높았다. 

도착한 초고를 밀고 당기고 다듬는 동시에 독자들의 관심도를 높일 프롤로그의 추가 집필을 저자에게 부탁했다. 목차 또한 여러 번 수정하며 정리해나갔고 표지 디자인도 무척이나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시안을 받아 그중 하나를 채택했다(책 만드는 이에게 '모든 책은 사연이 있다'). 

신기한 건 편집도, 디자인도, 제작도 정말 순조롭게 착착 진행됐다는 것. 물론 여러 사람의 협력과 무엇보다도 저자의 필력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말이다. 

편집을 진행하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권력의 본질을 좀 더 깊게 살펴볼 기회를 가졌다는 점이다. '인사가 만사(萬事)'란 말을 수없이 들으면서도 남의 얘기 정도로 치부하던 서생(書生)에게 '인사가 만사(萬死)'가 될 수 있다는 추천사의 구절은, 그래서 울림이 있었다. 

이후로도 대통령의 헤드헌팅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고위공직을 꿈꾸는 이,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고위직에 오르는 이뿐만 아니라 현재 공직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대통령의 사람 쓰기'가 참고서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심하은 커리어케어 세이코리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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