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창업자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총수에 지정될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두나무의 가파른 성장세에 다시 한번 시장의 이목이 몰리고 있다.
22일 금융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5월1일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두나무가 새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년도 자산총계를 기준으로 5조 원 이상의 기업은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10조 원 이상의 기업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분류한다.
두나무의 2021년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10조4161억 원이다.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가운데 거래소가 보유한 고객의 예치금을 자산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 왔다.
두나무의 자산 가운데 고객 예치금은 5조8120억 원 규모로 만약 자산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뿐 아니라 공시대상 기업집단에도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가상자산거래소가 금융보험업이 아닌 '그 외 기타 정보 서비스업'인 만큼 예치금을 포함해 계산하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두나무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또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송치형 회장의 동일인(총수) 지정 여부도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업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기준으로 총수를 지정하는데 업계 안팎에서는 지정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 회장은 두나무 지분 25.6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두나무의 설립자다.
총수로 지정된다면 송 회장은 회사 및 계열사, 친족, 임원, 주주와 관련된 지정자료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지난해 업비트의 거래량 급증에 따라 송 회장이 금융권에서 지니는 입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집단 및 총수지정으로 규제를 받게 될 지 관심이 모인다.
두나무는 업비트의 급성장에 힘입어 2021년에 매출 3조7046억 원, 영업이익 3조2714억 원을 올렸다.
각각 전년대비 약 2천%, 3600% 급등한 것이다. 시중은행 실적에 버금가는 규모다.
송 회장은 연봉으로 1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받았으며 2021년 기준 배당금으로는 약 513억 원을 가져갔다.
송 회장은 최근 발표된 '2022년 포브스 선정 국내 부자순위' 9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이어 금융권 전체에서 재산순위로 2위다.
송 회장은 22일 설립한 ESG경영위원회에서 위원장 자리를 직접 맡으면서 경영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보유하고 있는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중 ESG경영위원회를 발족하는 것은 국내에서 두나무가 최초다.
두나무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고려한 경영을 선제적으로 추진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1977년 충남 공주 출생이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98학번으로 경제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다.
2012년 두나무를 창업한 뒤 이후 카카오로부터 투자를 받아 모바일 주식거래 서비스 '증권플러스',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개발하고 운영했다.
이후 증권거래플랫폼 운영경험을 살려 2017년 업비트 서비스를 열었으며 이후 가상자산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급격하게 두나무의 몸집을 불릴 수 있었다.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