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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의 고단한 구조조정 올해 끝내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5-16 12: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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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의 고단한 구조조정 올해 끝내나  
▲ 권오준 포스코 회장.

권오준 회장이 포스코에서 걸어온 고단한 구조조정의 길을 임기 안에 매듭지을 수 있을까?

권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권 회장은 2014년 3월14일 취임식에서 “제철보국의 정신을 살려 위대한 포스코로 돌아가자”며 출발했지만 고난의 길을 걸어왔다.

권 회장은 2년 동안 강도높은 구조조정 끝에 포스코를 수렁에서 어느 정도 건져올리는 데 성공했다.

권 회장은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아 포스코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온힘을 쏟고 있다.

포스코는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확대와 기술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철광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철강부문에 대한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 고부가가치 제품과 기술 수출로 포스코 수익구조 바꿔

16일 포스코에 따르면 권 회장은 올해도 구조조정을 지속하면서 수익성과 현금창출 능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수익성 관점에서 숨어 있는 잠재부실까지도 제거하는 철저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며 “사업구조, 비용구조, 수익구조, 의식구조 등 구조혁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월드프리미엄(WP)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늘리는 데 힘쓰고 있다.

포스코의 전체 강재판매 가운데 월드프리미엄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30.9%에서 지난해 38.4%까지 늘었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늘면서 포스코의 개별기준 업이익률도 7.3%에서 8.7%까지 높아졌다. 철광석 등 원재료가격 하락으로 제품 판매가격이 크게 내려가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뜻깊다.

권 회장은 올해는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48.5%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권 회장은 포스코의 대표적 기술전문가 출신답게 포스코의 수익구조를 바꿔내고 있다. 외형성장을 추구하는 대신 고유기술을 팔거나 미래 성장가치가 큰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이란 철강업체 PKP와 16억 달러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립에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는 전체 투자비용의 8%에 해당하는 1억2800만 달러만을 투자하는 대신 친환경 제강공법인 파이넥스와 CEM 기술을 이전했다.

포스코가 2007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파이넥스 기술 관련 수출은 친환경 철강설비를 원하는 철강사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현재 포스코는 해외 21개 철강사와 파이넥스 기술이전을 논의하고 있다. 포스코는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기술판매 및 엔지니어링'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세계 철강공급이 과잉인 상황에서 제품판매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포스코의 고유기술인 CEM 기술도 여러 곳과 판매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을 제외한 신사업부문에서 최대 20년이 걸리는 장기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포스코를 먹여살릴 수 있는 비철강분야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스마트 인프라, 발전 솔루션, 에너지 소재 등에서 독자적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철강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포스코 계열사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크고 최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포스코대우를 통해 포스코의 월드프리미엄(WP) 제품의 판매확대를 꾀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준, 포스코의 고단한 구조조정 올해 끝내나  
▲ 권오준(오른쪽) 포스코 회장이 3월23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에 마련된 르노삼성자동차의 SM6 신차 판촉행사장을 들러 차량 엔진룸을 살펴보고 있다.

◆ 올해도 구조조정 박차


권 회장은 지난해 7월 2017년까지 국내 계열사의 50%, 해외사업의 30%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철강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을 모두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권 회장은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포스화인, 포스하이메탈, 포뉴텍 등 지난해에만 포스코 계열사와 자산을 합쳐 46개가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얻은 재무개선 효과만 2조 원이 넘는다.

포스코는 지난해에만 순차입금 5조7천억 원을 줄이며 총 순차입금을 16조5490억 원까지 낮췄다. 포스코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인 78.4%까지 개선됐다.

포스코의 개별기준 부채비율도 19.3%로 포항제철소 가동을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권 회장은 올해에도 35개 국내외 계열사를 정리하고 19건의 자산을 매각한다.

권 회장은 올해 초 남은 임기 동안에 구조조정을 확실히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인력 구조조정도 추진하고 있다. 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임원 30%를 회사에서 내보냈고 업무가 중복되는 지원부서를 중심으로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

◆ 권오준이 달려온 숨가쁜 2년

권 회장은 취임 당시 기술 전문가로 포스코의 기술발전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반대로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권 회장이 취임할 당시 포스코는 말 그대로 위기였다. 수익성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정치권과 전임 경영진이 연루된 비리 관련 의혹도 끊임없이 포스코를 흔들었다.

포스코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구조적 공급과잉 속에서도 외형 성장을 추구하다가 위기를 맞았다. 계열사가 대거 늘어나면서 외적으로 성장을 거듭했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했다.

포스코는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이 2008년 17%에서 2013년 말 4.8%까지 떨어졌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65%에서 84%까지 올랐고 국제 신용등급은 무디스 기준으로 A1에서 Baa2로 4단계나 떨어졌다.

  권오준, 포스코의 고단한 구조조정 올해 끝내나  
▲ 최정우 포스코 부사장.
권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의 체질개선을 추진했다. 권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 신성장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재무구조 개선 등을 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권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인력과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6개 조직 부문을 4개 본부로 축소하고 마케팅과 생산분야 외의 기획이나 구매 등과 같은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의 수를 절반 이상 줄였다. 전문임원 제도를 도입해 조직 분위기를 성과위주로 전환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가치경영실도 만들었다. 권 회장은 가치경영실을 중심으로 대대적 쇄신작업을 추진했다.

권 회장은 올해부터 가치경영실 역할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가치경영실을 가치경영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기존 재무투자본부의 재무실을 가치경영센터에 편입해 그룹 경영전략 및 재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도록 했다.

포스코는 가치경영센터를 통해 올해도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까지 재무구조 개선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한 데 이어 올해 수익성 관점에서 잠재부실까지 찾아 제거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가치경영센터는 지난 3월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최정우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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