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회의원에게 ‘쪼개기후원’을 한 혐의가 인정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업무상 횡령 혐의를 부인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업무상 횡령 재판에 출석해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6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회의원 '쪼개기후원'과 관련한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구 사장은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회사에서 정치자금 후원을 위해 명의를 빌려달란 요청이 있었고 이것이 불법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문제가 된다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비자금이 조성된 경위도 몰랐으며 이를 통해 얻은 이익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구 사장에게 업무상 횡령의 구성요건요소인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를 살피기 위해 5월11일에 다시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5월4일 구 사장의 정치자금법 위반과 관련한 공판이 열리는 만큼 정치자금법 위반 재판과 업무상횡령 재판을 병합해 하나의 재판으로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KT는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임직원이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법인자금으로 상품권을 매입한 뒤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 방식으로 11억5천만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해 19·20대 국회의원 99명에게 4억3790만 원을 불법 후원한 점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구 사장은 2016년 9월 KT 대관 담당자로부터 자금을 받아 국회의원 13명의 후원회에 정치자금 1400만 원을 기부해 정치자금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구 사장은 올해 1월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벌금 1500만 원을 부과받았는데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