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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CEO TSMC 협력사 경영진 만난다, 미국정부 지원 앞두고 '밀월'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4-05 16: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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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CEO TSMC 협력사 경영진 만난다, 미국정부 지원 앞두고 '밀월'
▲ 팻 겔싱어 인텔 CEO.
[비즈니스포스트] 팻 겔싱어 인텔 CEO가 대만과 일본, 인도 등 국가를 방문해 TSMC를 포함한 여러 반도체 협력사들과 비공개로 사업 논의를 진행한다.

인텔이 미국 정부의 지원을 노리고 삼성전자에 맞서 대규모 반도체공장 투자를 계획하는 과정에서 협력사들의 도움을 받아 더 유리한 입장에 놓이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겔싱어 CEO는 이른 시일에 대만과 일본, 인도를 방문하는 출장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모든 일정은 비공개로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겔싱어 CEO는 반도체 파운드리 협력사인 TSMC와 일본 반도체 장비기업 및 소재기업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사업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반도체 파운드리시장에 TSMC와 삼성전자, 인텔의 ‘3파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텔 및 TSMC 경영진이 이번 논의를 통해 '밀월'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의 경쟁 관계에 미국 정부의 반도체공장 지원이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최근 한 반도체 행사에 참석해 미국 정부의 반도체기업 시설 투자 지원이 인텔과 같은 미국 기업에 우선적으로 적용돼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TSMC는 이에 반발해 외국 기업에도 반도체 투자 지원이 동일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미국 정부에 촉구하며 인텔과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현재 인텔은 미국에 수십조 원을 들여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2곳을 신설하는 계획을 내놓았고 삼성전자는 약 20조, TSMC는 약 12조 원 규모의 새 파운드리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퀄컴과 엔비디아 등 핵심 고객사들이 위치한 미국에서 첨단 반도체공장을 운영하는 일이 앞으로 파운드리시장 경쟁에서 승기를 잡는 데 중요하게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인텔 CEO가 이런 상황에서 직접 TSMC 경영진을 만나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현재 시점을 고려할 때 미국 정부의 투자 지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텔은 앞으로 출시하는 자체 CPU 등 일부 제품을 TSMC의 첨단 파운드리 공정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반도체 물량과 단가 등 측면에서 TSMC에 중요한 고객사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

TSMC가 인텔 반도체사업에 어떤 방식으로든 협력을 약속해 두 회사의 힘을 합친다면 삼성전자가 적극적으로 미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일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인텔이 다른 협력사들을 만나 사업 논의를 진행하는 것 역시 미국에 자체적으로 공급망을 구축해 지원을 받기 더 유리한 위치에 놓이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현지에 반도체공장을 구축하는 일뿐 아니라 핵심 반도체 장비와 소재 등 공급망을 확보해 아시아 지역에 의존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텔 CEO TSMC 협력사 경영진 만난다, 미국정부 지원 앞두고 '밀월'
▲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내부.
인텔이 협력사 경영진을 만나 미국에 일부 생산설비를 이전하도록 설득한 뒤 미국 공장에서 자체적으로 공급망 생태계를 운영한다는 계획을 내놓는다면 정부 지원을 받기 더 유리해질 수 있다.

겔싱어 CEO는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도 “미국이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며 미국 내 자체 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협력사 방문 일정을 통해 인텔의 이런 계획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 관계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인텔은 세계 다양한 지역의 협력사 및 공급사들과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는 공급망 안정과 기술 혁신을 위해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에서 내놓은 뒤 최근 의회를 통과한 반도체 지원 법안은 반도체기업들의 미국 내 연구개발 및 생산투자에 모두 520억 달러(약 63조 원)를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기업들의 공장 투자에 일반적으로 수십 조 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만큼 현재 미국에 반도체공장 건설 계획을 내놓은 기업들이 모두 온전히 수혜를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텔이 TSMC 및 다른 협력사들과 밀월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미국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던 삼성전자가 촉각을 기울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인텔은 최근 유럽에도 대규모 반도체공장 및 연구개발센터를 신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유럽 당국의 지원을 받아 파운드리사업을 빠르게 확장한다는 목표를 강조했다.

현재 파운드리시장 1위 기업인 TSMC와 2위 삼성전자를 가능한 이른 시일에 따라잡을 수 있도록 첨단 반도체공정 중심으로 공격적 시설 투자를 벌여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인텔에 지원을 집중한다면 압도적 시장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TSMC보다 큰 차이로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훨씬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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