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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훈, 수출입은행 성과연봉제 어떻게 풀어낼까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6-05-12 15: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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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력하게 요구받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자본건전성 악화로 정부와 한국은행의 자본확충 지원이 필요한데 금융위는 전제조건으로 성과연봉제 확대를 내세우고 있다.

  이덕훈, 수출입은행 성과연봉제 어떻게 풀어낼까  
▲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으로부터 수출입은행의 자본확충 지원에 앞서 성과주의를 확대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임 위원장은 최근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은 구조조정이라는 시급한 현안을 다뤄야 하며 자본확충도 절실하다”며 “국책은행의 경영에 대해 국민의 실망이 큰 만큼 성과주의 문제를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간담회 직후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함께 임 위원장을 비공개로 만난 뒤 기자들에게 “성과연봉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금융공공기관에 대한 인건비 인센티브 지급시기를 연말에서 5~6월로 앞당기기로 했는데 이것도 수출입은행 등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수출입은행 직원은 지난해에 1인 평균 924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공공기관 321곳 가운데 연봉액수 기준으로 10위권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노사협의가 진척되지 않아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위원장은 조선·해운 부실기업의 여신관리에 실패한 책임을 수출입은행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입은행의 자본적정성 개선이 시급한 점을 감안하면 이 행장을 향한 성과연봉제 도입 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자본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9.8%에 머물렀다. 이 비율은 산업은행(약 14%)보다 낮으며 금융감독원의 은행 경영실태평가 1등급 기준인 10%에도 못 미친다.

수출입은행은 4월 기준으로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 등 조선과 해운업종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도 12조8437억 원에 이른다.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에 여신 9조 원을 내줬지만 신용위험도를 ‘정상’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많이 쌓지 않았다. 성동조선, 한진중공업, 한진해운 등에 대해서도 신용위험도를 ‘요주의’로 매겨 충당금 적립비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이 최근 이란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을 위한 150억 달러 규모의 금융패키지를 지원하게 된 점도 자본적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출입은행이 지원하는 금융패키지 150억 달러 가운데 60억 달러는 이란 정부의 지급보증을 받지 않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사업이 늦어지거나 중단될 경우 수출입은행의 부실만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여신은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상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는 다른 은행들도 비슷하다”며 “이란에 대한 금융패키지도 한꺼번에 집행되지 않으며 향후 자산수급을 감안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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