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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한진칼 2대주주로 부상, 김상열 단순투자 넘어 다른 의도 있나

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 2022-03-29 15: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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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한진칼 지분을 대거 사들이며 2대주주로 올라선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반건설 쪽은 단순투자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김 회장이 과거 아시아나항공의 모기업 금호산업 인수에 도전한 적이 있는 만큼 배경을 두고 여러 말이 나온다.  
 
호반건설 한진칼 2대주주로 부상,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69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상열</a> 단순투자 넘어 다른 의도 있나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29일 건설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의 한진칼 지분 인수를 두고 김 회장의 과거 행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앞서 호반건설은 전날인 28일 오후 "다음달 4일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 940만 주(13.97%)를 5640억 원에 현금으로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KCGI는 2018년 한진칼 지분을 인수했다. 그 뒤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과 연합을 맺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지만 결국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다.

특히 KCGI는 지난 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2년 만에 표 대결을 펼쳤지만 또 다시 패했다. 이에 경영권 확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이번에 지분을 호반건설에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이번 지분취득의 목적이 경영참여가 아닌 '단순투자'라고 밝혔다.

하지만 호반건설의 과거 행보나 한진칼의 계열사 현황을 비추어 볼 때 단순투자를 넘어 또다른 목적이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호반건설은 2015년 금호산업 매각에 단독입찰했다. 당시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를 통해 호반건설은 항공업에 새롭게 진출할 수 있었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도 당시 "건설업과 항공업이 만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며 인수에 실패했다.

호반건설은 2019년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왔을 때도 인수후보로 거론됐지만 실제 입찰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은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20.93%, KCGI가 17.41%, 반도건설이 17.02%, 델타항공이 13.21%, 한국산업은행이 10.58%를 들고 있다.

조 회장 측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과 한국산업은행 등의 지분 합계는 모두 44.72%다. 

호반건설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정해진 것은 없지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보유 지분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호반건설은 조 회장 측의 우호지분으로 남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의 이번 지분 취득을 두고 한진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주목했을 것이란 시선도 일각에서 나온다. 

한진칼 계열사인 정석기업은 부동산 매매와 임대를 주력으로 하는 비상장사다. 건물 임대와 관리로만 수익을 내다가 2019년부터는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도 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은 직접 건축을 하지는 않고 마련된 토지에 도급을 줘 건물을 짓도록 하고 이를 분양하거나 판매하는 것이다.

호반건설은 한진칼 2대주주로 올라선 만큼 정석기업이 새롭게 추진할 토지개발사업에서 도급계약을 따내는 데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호반건설이 발표한 대로 차익 실현을 위한 단순투자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KCGI는 2018년부터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는데 평균 매입 단가는 3만 원 초반대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의 취득 단가는 6만 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KCGI가 이번 지분 매각으로 2배 가까운 차익을 남길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한진칼 자회사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화물사업 호조로 영업이익 1조4179억 원을 거뒀고 올해 3월21일부터는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가 면제돼 해외여행객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진칼의 지난 3년 동안의 주가흐름을 보면 최고가는 11만1천 원으로 지금의 거의 두 배 가까이된다. 그러나 이는 경영권 분쟁이 격화된 시기에 앞다퉈 지분매입을 하던 때라 특수한 상황으로 평가된다.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뒤 주가는 다시 떨어졌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이 마무리되면 장거리 운항 경쟁사가 사라진 것도 호재로 작용해 대한항공 기업가치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대한항공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화물사업 호조로 영업이익 1조4179억 원을 거뒀고 올해 3월21일부터는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가 면제돼 해외여행객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호반건설의 자기자본은 3조5천억 원에 이르고 현금보유랑은 대략 1조5천억 원에서 2조 원으로 추정된다. 지분매입 5640억 원 투자가 크게 무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풍부한 현금유동성을 바탕으로 단순투자 목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인수하게 됐다”며 “호반건설은 그동안 인수합병을 통해 여러 사업에 참여하려 해왔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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