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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소환조사 관련 피해자입장발표 및 검찰 내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센터 설치요구 기자회견'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들이 가습기살균제 제조 및 판매사 소환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
검찰의 가습기 살균제 수사가 확대되면서 애경,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이 긴장하고 있다.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과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 등 유해성이 입증된 성분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 기업은 물론이고 C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 등을 원료로 한 제품을 판매한 기업들도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11일 검찰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사망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은 조만간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유사 제품을 판매한 유통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가 인기를 끌자 롯데마트는 2006년, 홈플러스는 2008년에 각각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유사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을 사용해 폐손상을 입은 피해자는 롯데마트 41명, 홈플러스 28명인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수사에 나서자 롯데마트는 4월18일, 홈플러스는 4월26일에 각각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사과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계획을 내놨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측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검찰 수사를 앞두고 검찰에 사과한 것”이라며 “사전에 피해자들에게 연락도 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한 피해자 모임 회원은 “홈플러스의 경우 피해보상을 위한 재원마련과 보상시점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며 “성의 없는 사과만 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CMIT와 MIT를 원료로 사용해 가습기 살균제를 만든 애경과 이마트, GS리테일 등도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지금까지 PHMG와 PGH를 원료로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서만 수사해왔다. 환경부에서 2012년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근거로 가습기 살균제 원료 가운데 PHMG와 PGH만 폐 손상의 원인물질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두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판매한 회사는 옥시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버터플라이이펙트(세퓨) 등 4곳이다.
하지만 CMIT와 MIT 성분 역시 가습기 살균제에 따른 피해로 인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들은 비염이나 기관지염, 편도염 등 폐 질환 이외의 다른 질환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4월28일 가습기살균제 조사·판정위원회를 열고 비염·기관지염 등 경증피해와 폐 이외의 건강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하기로 했다.
새로운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애경, 이마트, GS리테일 등도 수사 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애경은 CMIT와 MIT를 주원료로 하는 가습기 살균제인 ‘가습기 메이트’를 2001년부터 판매했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이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 가운데 사망자가 39명이다. 이는 옥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애경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벌어진 이후 단 한 차례도 직접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다.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약속한 적도 없다.
애경 관계자는 “우리는 문제가 된 제품의 판매만 담당했다”며 “향후 정부의 추가 조사가 이뤄지면 성실히 임할 것이며 수사·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애경에서 만든 가습기 살균제를 ‘이플러스 가습기 살균제’라고 이름을 붙인 다음 PB상품으로 판매했다. 이플러스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는 39명인데 이 중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GS마트)은 퓨앤코에서 제조한 가습기살균제 상품을 PB상품으로 팔았다. 이 제품을 사용해 피해를 입은 사람은 5명이며 이 가운데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