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현행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오는 21일 월요일부터 2주 동안 사적모임 인원제한이 8명으로 늘어나는 새 거리두기가 시작된다.
이번 거리두기 조정을 앞두고 큰 폭의 방역조치 완화가 기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연일 40만 명 수준의 확진자가 이어지면서 기존 거리두기보다 사적모임 인원제한을 6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선에서 결정됐다.
다만 이른 시일 내에 확진자 발생의 정점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다음 조정 때 거리두기 강도를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지난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문가들은 12일부터 22일 사이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23일 이후에는 점차 확진자 수가 감소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번 조정은 최소한도로 조정을 하되 정점 이후 유행 규모와 의료체계 여력을 확인하면서 점차적으로 거리두기 완화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방역조치의 완화 및 해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크게 피해를 봤던 레저, 여행 등 산업에 실적 정상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강원랜드는 방역조치 완화에 가장 크게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곳으로 꼽힌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영업장 인원 제한에 전례 없이 강도 높은 영업시간 제한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하루 20시간 영업을 이어 왔지만 지난해 12월18일부터 하루 12시간으로 영업시간이 대폭 줄어들었다. 이달 들어 지난 5일부터 하루에 13시간 영업을 하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영업시간이 불과 하루 1시간 늘었음에도 강원랜드 이용객 수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인혜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하루 1시간 영업시간 증가의 효과는 상당하다”며 “여전히 강원랜드의 동시체류인원은 3천 명으로 제한돼 있으나 지난해 내내 2천~3천 명을 맴돌던 하루 평균 이용객 수가 4천 명까지 금방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강원랜드가 국내 유일의 내국인 전용 카지노인 만큼 앞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 완화되면 즉각적으로 이용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강원랜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사례에 가장 부합하는 회사”라며 “미국에서 방역 정책을 완화하자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방문자수는 2019년 대비 87% 수준까지 회복됐는데 기존에 미국인 이용객 비중이 86%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국인 이용객 수가 즉각적으로 회복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 사장으로서는 올해가 강원랜드의 실적을 다시 흑자로 되돌려야 할 중대한 시기인 셈이다.
강원랜드는 2020년부터 영업손실을 보면서 두 해 연속으로 배당도 하지 못할 정도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4월에 취임한 이 사장은 1년 남짓한 임기 내내 비상경영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 사장은 강원랜드 카지노 영업장의 확장을 추진하는 등 거리두기 완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카지노 영업장 확장은 2020년에 늘어난 게임 테이블 대수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다.
강원랜드는 2020년에 운영 시간이 18시간에서 20시간으로, 게임 테이블 수가 180대에서 200대로 늘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해 영업장 면적 등 문제로 지금까지 20시간의 영업시간은 물론 게임 테이블 200대를 모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회복될 수요에 대응하고 실적 회복에 힘을 더하려면 허용된 게임 테이블을 모두 운용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은 이 사장에게 중요한 과제다.
이진협 연구원은 “강원랜드의 실적 회복 과정에서 코로나19 이전보다 늘어난 영업시간과 게임 테이블수가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