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스템반도체 전문기업의 기술력이 아직은 인텔을 따라잡기 역부족이지만 이르면 3년 안에 인텔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인텔 중국법인 총괄임원이 바라봤다.
자체 기술로 모바일 프로세서와 서버용 CPU를 개발해 출시하고 있는 화웨이 등 업체가 강력한 잠재적 경쟁사로 꼽힌다.
16일 대만 디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왕루이 인텔 중국법인 총괄임원은 중국 반도체기업들이 CPU시장에서 3~5년 사이에 인텔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현재 자체 기술로 시스템반도체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중국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노력과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디지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현지 제조기업들에게 중국산 반도체 활용을 의무화하면서 반도체산업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반도체기업들의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왕루이 인텔 중국법인 총괄부사장은 최근 중국매체 관찰자망과 인터뷰에서 “중국 반도체기업들은 아직 경쟁력이 낮지만 앞으로는 기술력으로 인텔과 경쟁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시스템반도체기업들이 이를 통해 수 년 안에 인텔에 위협적 경쟁사로 자리잡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왕 부사장은 “인텔은 중국 반도체기업들의 도전을 원하며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인텔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PC 및 서버용 CPU시장에서 부동의 1위 기업인 인텔이 중국 시스템반도체기업의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만 왕 부사장은 중국 반도체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생태계 효과를 구축하는 일도 중요하다며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중국 반도체기업들이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는 대신 내수시장 중심의 폐쇄적 생태계를 고집한다면 성장에 한계를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디지타임스는 미국의 중국 반도체산업 압박이 오히려 중국기업들의 기술 경쟁력과 자급체제를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에 중국 자동차기업들이 거의 타격을 받지 않은 점도 미국과 무역갈등을 계기로 중국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에 속도가 붙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왕 부사장은 “인텔은 중국기업과 협력 확대를 통해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키우려 하고 있다”며 “앞선 기술을 도입하고 현지화에 힘쓰기 위해 중국에 꾸준히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