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야심차게 추진하려던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식량사업 확장이 큰 암초를 만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우크라이나에서 운영하고 있는 곡물터미널 사업도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전경. <포스코인터내셔널> |
25일 미국 CNN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공습을 강화하며 우크라이나군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작전 개시를 선포했을 때만 해도 양국 사이 충돌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인 돈바스에서 국지전 양상으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쪽과 동쪽 남쪽 등 3면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프항에서 곡물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어 직접적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곡물터미널은 주요 접전지인 동부지역 돈바스나 수도 키예프와는 떨어져 있지만 남부에도 미사일 등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마음을 놓기 힘들다.
러시아 공격에 앞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크라이나에 체류하고 있던 주재원을 한국과 제3국으로 철수 및 피신한 조치를 마무리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주재원들은 한국이나 제3국으로 철수했다”면서 “현지인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사업 확장에는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은 미얀마 팜오일 사업과 함께 포스코인터내셔널 식량사업의 양대 축으로 꼽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9년 우크라이나의 물류회사인 오렉심이 미콜라이프항에 건설하고 있는 곡물터미널 지분의 75%를 인수하면서 우크라이나 곡물사업에 뛰어들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식량소재사업은 철강이나 에너지사업보다 규모는 작지만 포스코그룹이 선택한 신성장사업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글로벌 식량기업 톱10'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사업 확장이 필수적이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연간 곡물취급량을 2500만 톤 규모로 확대해 국제 곡물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1년 본사와 인도네시아 팜사업,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등을 모두 포함해 곡물 취급량이 665만 톤으로 오히려 2020년보다 17%가량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지역 경작 부진과 가격급변 등으로 거래량이 감소한 점이 취급량 감소의 원인으로 꼽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크라이나 영농사업에도 진출하려는 계획도 세웠지만 전쟁으로 인해 관련 움직임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포스코인터내셔널로서는 우크라이나에서 식량사업을 확대하기까지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방부장관은 이날 미국 의원들과 전화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이 문제는 해결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환율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도 크게 출렁이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종합상사 회사인 만큼 환율 변동성 문제는 사업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진격시켜 수도까지 싸우면서 간다면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미군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파병해서 교전이 붙는다면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