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일주일 정도 남겨두고
김인석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사장단 인사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룹 계열사 대표 가운데 유일하게 부진한 실적을 낸 김 사장을 유임할지를 두고서는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하나금융그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하나저축은행처럼 대표이사 공석으로 인선이 불가피한 계열사를 빼고 나머지 주력 계열사 경영자는 상당부분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나금융지주는 보통 2월 말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낸다.
최근 3년만 봐도 2월25일(2021년), 2월27일(2020년), 2월28일(2019년)에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계열사 대표이사 최종후보를 발표했다.
하나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최종후보는 각 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3월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아직 함 내정자의 회장 선임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올해도 이런 일정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함 내정자로서는 지주 회장이 바뀌면서 어수선해 질 수 있는 분위기를 서둘러 추스르고 조직을 안정화할 필요가 큰 데다 하나카드나 하나손해보험 등 계열사들이 지난해 좋은 실적을 낸 만큼 계열사 사장들을 그대로 유임할 가능성이 높다.
고민이 될 수 있는 인선은
김인석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이다.
함 내정자는 하나은행장 시절 김 사장과 함께 일한 적도 있어 김 사장을 향한 신임은 두텁지만 당장 숫자로 나타나는 경영성과는 부족하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하나금융지주 주력 계열사 가운데 나홀로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김 사장은 함 내정자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줄 수 있는 인물로 꼽히지만 실적만 놓고보면 고민이 될 수도 있다.
함 내정자가 2018년 하나은행장을 맡던 때 김 사장은 중앙영업2그룹 부행장으로 있으면서 함께 손발을 맞췄다.
두 사람은 인연이 남다르다.
일단 둘 다 충청남도 출신에다 강경상고와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하나은행에서 걸어온 길도 비슷하다.
함 내정자는 하나은행에서 충남북지역본부장, 대전영업본부장을 거쳤는데 김 사장도 비슷하게 세종충북영업본부장, 대전세종영업본부장을 지냈다.
다른 계열사인 하나저축은행은 새로운 대표 선임이 필요하다.
하나저축은행은 오화경 대표이사가 19대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선출되면서 대표자리가 공석이 됐다. 저축은행중앙회 규정상 회장은 겸직이 불가능해 오 대표는 17일 회장에 당선되자마자 하나저축은행 대표에서 물러났다.
또 다른 계열사인 하나캐피탈과 관련해서도 대표교체의 시선이 나온다.
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은 5년째 하나캐피탈을 이끌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는 임기 2년을 받은 뒤 1년 정도 연임하는 게 일반적이다.
윤 사장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하나캐피탈의 실적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이끈 점을 인정받아 2번이나 연임에 성공해 5년 동안 대표를 맡았지만 이번에 또 연임하기 보다는 새로운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