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니오 등 전기차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둔 중국 배터리업체 CATL 주가가 원재료 가격 상승과 정부 보조금 감축 영향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2일 “CATL 주가가 갈수록 큰 역풍을 맞게 될 수 있다”며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가치가 고평가된 수준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캐피털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CATL 주가가 현재보다 20%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가총액이 지난해 12월 기록한 고점 대비 3740억 위안(약 70조 원) 줄어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리튬 등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데다 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 전기차에 지급하던 보조금도 축소되는 기조가 뚜렷해져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진핑 주석의 친환경 정책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에 무작정 투자하던 시기는 끝났다”며 “시장 환경 변화로 어떤 기업이 살아남게 될 지 불투명하다”고 바라봤다.
HSBC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앞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에 그친다면 전기차 관련주 전반에 주가 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 광물업체들은 리튬 등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비해 직접 광산을 사들이면서 공급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배터리 원재료 가격 주도권이 광물업체로 넘어간다면 CATL과 같은 배터리업체는 상대적으로 더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최근까지 전기차 관련주에 지나친 투자 열풍이 불어 주가를 가파르게 끌어올린 점도 앞으로 주가 하락세가 뚜렷해질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CATL 주가는 현재 2년 전과 비교해 약 6배로 뛰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CATL 주가에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캐피털증권의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CATL 등 전기차 관련주 주가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반면 증권사 UBS와 노무라 등은 여전히 CATL 주가 전망을 긍정적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CATL 주가가 현재보다 약 37%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노무라도 CATL 목표주가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며 여전히 낙관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