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전기차 신모델로 국내 시장에서 판매 회복을 노린다.
한국GM은 2021년에 이어 올해 1월까지 국내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데 올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전기차 카드를 꺼내들었다.
21일 한국GM에 따르면 2분기 2022년형 볼트EV(전기차)와 볼트EUV(스포츠 유틸리티 전기차)를 출시한다.
볼트EV는 부분변경 모델이며 볼트EUV는 한국GM이 처음 선보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의 전기차다. 두 차량 모두 본사인 GM에서 수입해 판매한다.
물론 한국GM이 올해 상반기에 내놓는 차량이 전기차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트래버스와 타호도 볼트EV, 볼트EUV와 함께 출격한다.
다만 타호는 9천만 원이 넘는 초대형SUV 차량이며 트래버스는 최상위 등급인 '하이컨트리' 모델을 선보이는 만큼 대량 판매를 노리기는 쉽지 않다.
반면 볼트EV와 볼트EUV는 국내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모델이다. 지난해 9월 두 모델을 출시하기로 했지만 배터리 관련 리콜로 연기했다. 해당 물량은 올해 2분기에 인도를 시작한다.
2017년 한국 시장에 처음 선보인 볼트EV는 2018년과 2019년 사전예약을 시작하고 하루도 되지 않아 완판되는 등 수요가 많았던 모델이다.
하지만 경쟁 전기차가 많이 늘어난 것은 한국GM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볼트EV와 유사한 소형 전기차와 중형 전기차 모델들이 이미 국내 전기차 시장에 다양하게 출시되며 소비자의 선택권이 훨씬 넓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GM은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차 EV6 등 중형 전기차와의 경쟁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5는 등급별로 4695만~5755만 원에, EV6는 4630만~5980만 원에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볼트EV와 볼트EUV 판매가는 각각 4130만 원과 4490만 원으로 책정됐다.
올해 전기차 구매보조금은 지급 최대금액이 기존 8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줄었고 보조금 지급 조건도 차량가격 5500만 원으로 낮아진 만큼 가격 경쟁력은 충분해 보인다.
볼트EV와 볼트EUV는 국비 보조금에 지자체 보조금을 합산하면 3천만 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다.
소형 전기차와 경쟁에서는 긴 주행거리를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볼트EV와 볼트EUV 모두 LG에너지솔루션의 66킬로와트시(kWh) 배터리가 탑재되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볼트EV가 414킬로미터, 볼트EUV는 403킬로미터 등이다.
▲ 2022년형 볼트EV(왼쪽)와 볼트EUV. <한국GM> |
경쟁 소형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보면 기아 니로EV는 385킬로미터, 르노그룹 조에는 269킬로미터, 푸조 E-208은 220킬로미터 등이다.
볼트EUV는 국내 소비자들이 소형SUV를 선호하는 분위기를 타고 판매량을 늘릴 수 있어 보인다.
국내 소형SUV 판매량은 2014년 3만2932대에서 2020년 28만5945대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다만 볼트EV와 볼트EUV가 전량 북미 공장에서 수입되는 모델인 만큼 국내 수요에 맞춰 물량을 댈 수 있을지가 중요해 보인다.
한국GM 관계자는 "공급 물량이 어느정도 책정됐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국내 수요가 확연히 증가세를 보이면 공급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본사와 충분히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2021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5만4292대를 판매했다. 2020년보다 34.6% 줄어든 수치다.
국내 판매 부진은 올해까지 이어져 1월 한 달 동안 1344대를 판매해 2021년 같은 기간보다 78.0% 쪼그라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