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그룹의 고릴라 캐릭터 '제이릴라'가 전기자전거 도안을 그리고 있다. <제이릴라 인스타그램>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닮은 캐릭터 ‘제이릴라’는 유명한 인플루언서다. 제이릴라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의 수만 5만 명이 넘는다.
물론 최근 뜨고 있는 가상인간 ‘로지’나 ‘루시’와 비교하면 팔로워에서 밀리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MZ세대의 눈길을 잡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숫자다.
제이릴라가 구찌나 코치와 같은 유명 브랜드와 협업해 패션 화보를 찍을 수 있었던 배경도 그가 이미 유명 인플루언서라는 방증이다.
제이릴라가 이런 유명세에 힘입어 신세계그룹의 사업 확장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가 ‘제이릴라’ 캐릭터를 활용해 전기자전거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제이릴라는 영문자 'J'와 고릴라의 '릴라'를 합성해 이름 붙인 캐릭터로 정 부회장을 닮은 고릴라 캐릭터로 잘 알려져 있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정 부회장의 부캐(부캐릭터)로 유명하다. 실제로 제이릴라는 인스타그램에서 단 1명만 팔로우하고 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정 부회장이다.
제이릴라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흥미로운 소식을 잇따라 전하고 있다.
제이릴라는 15일 인스타그램에 “Coming Soon, JRILLA X @Super73, #내스타일로 디자인 커스텀 하는 중”이라며 “어때 맘에 들어? 실제 제작해볼까?”라는 글과 함께 전기자전거 도안을 그리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제이릴라는 앞서 전기자전거와 관련한 글도 올렸다.
제이릴라는 9일 “#서래마을 거리를 걷다가 #내스타일 발견”이라며 “첫눈에 반함 @super73”이라는 글과 함께 서울 방배동 슈퍼73 서래본점 앞을 지나가다가 멈춰 서서 매장 안을 쳐다보는 짧은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슈퍼73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에는 똑같은 동영상과 함께 “릴라야 언제 왔다갔어?”라며 “설마 첫 눈에 반한거 아니지?”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제이릴라의 최근 활동은 신세계그룹이 전기자전거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 들어갔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슈퍼73은 전기자전거를 제작해 판매하는 기업으로 2016년에 설립됐다. 유럽에서 인기를 높여나가는 브랜드로 '전기자전거의 테슬라'로 불리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남자 아이돌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 한 프로그램에 타고 나와 유명해지면서 ‘지드래곤 전기자전거’로 유명세를 탔다.
제이릴라가 인스타그램에 구체적인 전기자전거 도안을 올리면서 해시태그로 ‘#커밍순’를 내건 것은 두 회사의 협업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 제이릴라가 전기자전거 브랜드 '슈퍼73'의 매장 앞을 지나가다가 멈춰 서서 매장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제이릴라 인스타그램> |
제이릴라 상표권을 보유한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전기자전거 사업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슈퍼73 관계자도 “현재 시점에서 특별히 언급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이 제이릴라를 통해 전기자전거사업을 어떻게 펼칠지는 미지수다.
캐릭터만 활용한 느슨한 형태의 협업을 꾀할 수도 있고 슈퍼73에서 제이릴라라는 상표권을 이용해 새 상품군을 선보일 가능성 등 여러 방안이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가능성이 높은 쪽은 제이릴라와 슈퍼73의 협업을 통한 한정판 제품 출시다.
실제로 제이릴라가 전기자전거 디자인 관련 사진을 올리면서 해시태그에 올린 #DESIGNUNITED #DU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한정판 제품 전문 판매 플랫폼의 이름이다.
디자인유나이티드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가상과 현실 세계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상을 펼치고 있는 제이릴라가 새로운 커스텀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며 "지난번 디유팀이 예고한 새로운 프로젝트가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전기자전거 도면을 앞에 두고 고심하는 제이릴라의 모습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과연 제이릴라만의 개성을 듬뿍 담아 디자인한 작품은 어떤 모습일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이 전기자전거사업을 진행한다면 주체는 신세계푸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푸드는 2021년 말 이마트가 보유하고 있던 제이릴라 상표권을 모두 이전받았다.
신세계푸드는 이미 제이릴라를 활용한 오프라인 사업을 펼친 상황이다.
신세계푸드는 2021년 11월11일 서울 강남 청담동 SSG푸드마켓 1층에 빵집 ‘유니버스바이제이릴라’를 열었다.
유니버스바이제이릴라는 화성에서 태어나 지구로 온 세계관으로 창조된 캐릭터 제이릴라가 우주 레시피를 바탕으로 화성에서 만들어 즐기던 이색 빵을 지구에 선보인다는 콘셉트로 운영되고 있다.
제이릴라가 전기자전거사업에 진출하면 신세계푸드의 주력 사업과 완전히 결이 다른 사업에 진출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신세계푸드는 애초부터 제이릴라를 활용한 캐릭터사업과 관련해 “식품사업에 국한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한정판 제품 전문 판매 플랫폼 디자인유나이티드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