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섭 코웰패션 회장이 해외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코웰패션은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비패션 분야 브랜드를 새로운 패션 브랜드로 만들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패션업계에서는 코웰패션이 국제축구연맹(FIFA)과 라이선스 본계약을 체결하며 해외진출의 시동을 걸었다는 시선이 나온다.
코웰패션이 FIFA와 맺은 라이선스 계약의 기간은 일단 3년이다. 코웰패션은 올해 가을겨울(F/W) 시즌부터 FIFA 브랜드 로고를 사용해 애슬레저, 캐주얼, 키즈, 잡화 등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이 회장은 코웰패션이 자체 기획한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을 통해서 FIFA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키우려고 한다.
이 회장은 2022년 FIFA 카타르 월드컵과 2023년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시기에 맞춰 대규모 마케팅을 펼친다는 방침을 세웠다.
코웰패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며 “카테고리별로 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FIFA 브랜드 출시를 코웰패션이 글로벌 종합패션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으려고 한다.
코웰패션은 이번 계약에서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 국가에서 우선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는데 이는 코웰패션의 본격적인 해외진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코웰패션은 우선 백화점, 면세점 등 국내 오프라인 채널 유통망을 통해 FIFA 브랜드의 시장 반응을 살펴본 뒤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코웰패션은 FIFA 브랜드와 함께 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콘텐츠를 활용한 새로운 브랜드의 해외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앞서 코웰패션은 8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사진 사용권한을 가진 ‘아워플레이스(Our Place The World Heritage Collection)’와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코웰패션은 아워플레이스와의 계약을 통해서도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우선권도 확보해뒀다.
아워플레이스는 유네스코(UNESCO)의 공식 협력사다. 4만5천여 점 세계문화유산의 사진 데이터를 보유해 문서화하고 세계유산을 주제로 한 잡지를 발간하는 등 세계문화유산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문화가 자리잡음에 따라 아워플레이스가 보유한 국가별 대표 세계문화유산 콘텐츠를 활용해 친환경 의류 및 잡화, 캠핑용품 등을 내년에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브랜드명도 아워플레이스를 내세울 방침을 정했다.
패션업계는 이 회장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코웰패션의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서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선점하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바라본다.
코웰패션의 패션사업부문 매출을 살펴보면 2021년 3분기까지 해외매출은 65억 원으로 패션사업부문 전체 매출의 2.2%에 그치지만 2019년 매출 20억 원, 2020년 2억 원과 비교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회장은 성장하고 있는 코웰패션의 해외사업부문 강화를 위해서 비패션 분야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찾아 패션 브랜드로 만드는 사업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코웰패션 관계자는 “코웰패션은 그동안 아디다스·푸마·리복 등 스포츠웨어 및 언더웨어의 라이선스 계약을 기반으로 성장했는데 비패션 분야의 브랜드 라이선스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라이선스 계약을 통한 브랜드 운영은 신규 브랜드 론칭과 비교해 높은 인지도 덕분에 마케팅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때문에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라이선스 브랜드 도입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F&F는 MLB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에서 2021년 매출로 3700억 원(증권업계 추정)을 거뒀고 더네이쳐홀딩스는 최근 중국 베이징에 내셔날지오그래픽 브랜드 매장을 내는 등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회장도 FIFA와 아워플레이스 브랜드를 들고 이러한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 지난해부터 코웰패션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브랜드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미국 출장을 다녀온 뒤 바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브랜드사업을 재정비했다. 당시 코웰패션은 이커머스, 홈쇼핑, 오프라인 등 유통채널별로 조직을 나누고 조직별로 부문장을 선임하는 등 채널별 전담업무체제를 구축했다.
이 회장은 오프라인 채널과 함께 브랜드사업본부를 본인이 직접 맡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브랜드 발굴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올해 1월에는 판교와 서울에 흩어졌던 조직들도 서울 여의도 사옥으로 한 데 모았다. 이를 통해 신설된 브랜드사업본부와 기존 부서들이 협업해 신규 브랜드의 기획 및 생산업무 사이의 효율적 소통이 가능해졌다.
코웰패션의 패션사업부는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420억 원, 영업이익 973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21년 추정치보다 매출은 4.9%, 영업이익은 8.7%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