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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판 양적완화에 한국은행도 가세하나

김재창 기자 changs@businesspost.co.kr 2016-05-02 14: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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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판 양적완화’를 두고 그동안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한국은행의 입장에 변화가 온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 한국은행의 발권력 동원 가능성이 높아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 유일호 이주열 프랑크푸르트 회동 ‘관심’

이주열 총재는 2일 오전 열린 집행간부회의에서 “기업 구조조정이 우리 경제의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판 양적완화에 한국은행도 가세하나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그는 “이제 기업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으므로 한국은행의 역할 수행 방안에 대해 다시 한번 철저히 점검해 달라”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금융시장 위축, 기업자금 사정 악화 가능성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발권 가능성이 높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올 수 있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국책은행 자본확충과 관련해 대외발언을 할 때 관계기관이나 일반 국민의 오해가 유발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윤면식 한은 통화담당 부총재보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윤 부총재보는 4월 29일 “기업 구조조정 지원은 기본적으로 정부 재정의 역할”이라며 “발권력을 이용해 재정 역할을 대신하려면 국민적 합의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가능하다”며 사실상 ‘한국판 양적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윤 부총재보의 발언 뒤에도 정부의 양적완화 압박은 이어졌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구조조정 재원과 관련해 “딱 하나의 방법을 쓰기보다 재정과 통화당국의 가능한 조합을 생각해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유 부총리와 이 총재가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나 양적완화와 관련해 어떠한 의견조율을 이끌어낼지에 주목된다.

유 부총리는 3~4일 이틀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제19차 동아시아국가연합(ASEAN)+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제 49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1일 출국했고 이 총재도 같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일 정오께 출국했다.

기재부와 한은은 두 수장이 현지에서 공식 회동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구조조정 재원 조달을 위한 비공식적으로 만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유 부총리는 3일 정오(현지시각)에, 이 총재는 5일 정오에 구조조정과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열, 한국판 양적완화에 한국은행도 가세하나  
▲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시급한 현안으로 부상한 현재 상황에서 정부와 한은 모두 책임전가라는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 결국 두 당국의 수장이 어떠한 식으로든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 마련을 위한 정부 논의도 본격화된다.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한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가 4일 첫 회의를 열고 국책은행 지원방안 논의를 시작한다.

◆ 박승 전 한은총재 “양적완화, 바람직하지 않아”

박승 전 한은총재는 2일 한국판 양적완화와 관련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박 전 총재는 이날 한 라디오인터뷰에서 “어떤 개인이나 특정 기업, 지역을 위해 우리나라의 금고를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은의 발권력을 ‘국가의 금고’로, 한은의 역할을 ‘금고를 지키는 금고지기’에 비유하며 한은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박 전 총재는 “중앙은행이 금고 열쇠를 사용할 때는 준칙이 있다”며 “그것은 그 사회의 보편적 목적을 위해 금고열쇠를 써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국민들이나 정부가 ‘중앙은행이 너무 소극적이지 않냐’고 말할 수 있지만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어느 나라나 금고지기는 소극적이고 소심하다”며 “그래야 틀림없이 금고를 지킬 수 있다. 이해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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