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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지배구조 개편 자금줄 현대엔지니어링, 공모주 흥행 성공할까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2-01-25 1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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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공모주 흥행을 놓고 관심이 쏠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업공개 과정에서 개인 최대주주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지분 등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데다 공모가가 현대건설은 물론 국내 주요 건설사와 비교해 높다는 시선이 많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지배구조 개편 자금줄 현대엔지니어링, 공모주 흥행 성공할까
▲ 현대엔지니어링 로고.

다만 앞서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 기관 수요예측에 1경 원의 넘는 주문금액이 몰리는 등 ‘열풍’이 불었던 점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추진할 친환경 신사업을 놓고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가 공모주 흥행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이날부터 26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요예측이 진행된 뒤 2월3일부터 4일까지 일반 공모청약을 거쳐 같은 달 15일 코스피 상장이 마무리된다.

현대엔지니어링 공모가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이후 결정되는데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의 희망 공모가는 5만7900원~7만5700원,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4조6300억~6조500억 원이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골드만삭스증권이 대표 공동 주관사다. 현대차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은 인수 회사로 참여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업공개 ‘대어’ 가운데 하나로 꼽히지만 앞선 LG에너지솔루션에서 나타났던 공모주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 섞인 시선이 나온다.

우선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에서 구주 매출비중이 높다는 점이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제출한 유가증권신고서를 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모두 1600만 주를 공모주로 판매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신주모집은 400만 주(25%)에 그치고 나머지 1200만 주(75%)는 구주매출로 설정됐다.

상장을 위한 공모과정에서 구주매출 비중이 이렇게 높은 것은 국내 기업공개 시장에서 흔하지 않은 일로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앞으로 회사의 성장성이나 성장 방향을 보고 투자하는데 신주모집보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으면 공모자금이 회사가 아닌 기존 주주에게 흘러가기 때문에 흥행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엔지니어링 법인은 희망 공모가 상단을 기준으로 기업공개를 통해 3028억 원을 손에 쥘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구주매출에서 가장 많은 주식을 파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같은 기준으로 4045억 원을 확보해 현대엔지니어링보다 많은 현금을 쥐게 된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가 정 회장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자금마련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지배구조 개편 자금줄 현대엔지니어링, 공모주 흥행 성공할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가가 동종 주요 기업들과 비교해 과도하게 높다는 점도 흥행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 소속 건설회사다. 현대건설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고 2021년 기준으로 국내 시공능력평가 6위다.

현대엔지니어링과 비슷한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시가총액은 24일 기준으로 4조3120억 원이다. 이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인 4조6300억~6조500억 원을 밑돈다.

이뿐 아니라 해외수주 규모에서도 삼성엔지니어링은 4조2465억 원, 현대엔지니어링은 3조4665억 원으로 1조 원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모회사이자 2021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2위인 현대건설 시가총액규모가 4조5266억 원에 그친다는 점에서도 공모가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최근 국내 건설사 주식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하고 있는 점도 흥행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앞서 11일 일어난 HDC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주가가 45%나 빠졌다.

다만 국내 기업공개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점은 흥행 성공에 보탬이 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보다 앞서 기업공개를 한 LG에너지솔루션은 기관 수요예측에 1경 원의 주문금액이 들어왔다. 일반청약에서는 114조 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렸는데 이는 2021년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세웠던 최고 증거금 기록 81조 원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현대엔지니어링으로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청약 증거금이 환불되면서 공모주 청약 시장에서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주관사인 KB증권이 현대엔지니어링에서도 대표 공동주관사로 참여해 LG에너지솔루션에서 환불된 청약증거금이 현대엔지니어링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21일 마감한 스코넥 기업공개에서 일반 청약 경쟁률은 1751대 1로 집계됐다. 청약 증거금도 6조3358억 원이 몰렸다.

스코넥 주관사는 신영증권으로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인수사 가운데 하나로 참여한 곳이다.

이와 함께 현대엔지니어링이 신규사업으로 내건 친환경 에너지사업을 향한 투자심리가 높은 점도 흥행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건설·플랜트 중심에서 벗어나 수소·태양광·초소형모듈원자료 등의 사업을 추진해 현대차그룹 에너지 전담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주 흥행이 크게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패시브펀드(주가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등에 필요한 물량이 있는 만큼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일정 수준 이상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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