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유가 상승 등으로 사우디 건설·플랜트시장 발주 여건이 좋아지면서 그동안 진행이 더뎠던 네옴 프로젝트 등 대규모 사업들에 다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옴 프로젝트는 사우디 정부 주도로 추진하고 있는 최첨단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이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 북서부 타북주에 총 면적 2만6500㎢ 규모로 건설된다. 이는 서울의 44배 크기다.
사우디 정부는 네옴시티의 에너지, 교통, 주거 시스템 등 인프라 전반에 스마트기술을 적용하려 한다. 또 도시 전체를 신재생에너지로만 운영하는 탄소제로 환경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오 사장은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사우디 도시개발시장이 활성화될 움직임을 보이자 사업 수주를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
오 사장은 지난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한국-사우디 스마트 혁신성장 포럼에 참석해 수소에너지를 포함 스마트·디지털인프라, 도시개발사업 등 부분의 협력을 논의했다.
중동지역 경제금융전문매체 자우야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 포럼에서 사우디 국영 부동산개발업체 로신과 사업협력 기회 모색을 위한 프레임워크 구축에 합의했다.
로신은 네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2020년 도시 인프라시설과 주택개발 등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개발업체이다.
오 사장은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야시르 오스만 알루마이얀 아람코 회장 겸 사우드 국부펀드 총재를 만나는 자리에도 동석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외순방으로 사우디를 포함 중동3개국을 방문해 경제외교를 펼쳤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사우디 투자부(MISA)와 대규모 도시개발사업과 에너지, 인프라시설 확장 등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협약도 맺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비롯한 스마트시티는 교통과 수자원, 에너지 등 각종 인프라에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하고 친환경 솔루션을 도입하는 모델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건설기술과 인프라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영역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놓으면 스마트시티사업 수주에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와 역량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오 사장은 해외 스마트시티와 신재생에너지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보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2년 성장전략 가운데 하나로도 스마트시티와 신재생에너지사업 육성을 꼽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마트시티는 첨단기술로 기후위기와 도시, 환경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응모델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는 세계 스마트시티시장 규모가 한 해 평균 13.8% 증대해 2026년에는 8737억 달러(약 1047조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네옴시티는 규모뿐 아니라 첨단기술을 집약한 미래 첨단도시 프로젝트로 세계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앞으로 해외 스마트시티사업을 키워가는 데 주춧돌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업이다.
전승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리야드무역관에 따르면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건설과 도시인프라를 위한 운송 등을 포함 다양한 산업분야에 걸쳐 프로젝트 74개가 진행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국부펀드 공공투자기금과 민간 투자자들의 지원을 통해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약 5천억 달러(약 600조 원)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 전체 예산 가운데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96%에 이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미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최초의 대중교통 시스템이자 지하철인 리야드 메트로를 건설하고 있고 2019년에는 사우디 리야드 남서방향에 위치한 사막지대에 초대형 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키디야 프로젝트를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키디야 프로젝트에 삼성전자, 삼성SDS, 에스원 등 IT 그룹사들과 함께 건설과 IT기술,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국내에서 현재 부산에코델타시티 스마트빌리지사업에 참여하고 있을뿐더러 스마트시티부분은 현재 시장이 열리고 있는 산업영역으로 관심이 크다”며 “사우디 네옴 프로젝트도 이런 맥락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온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