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독일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정책에 힘입어 유럽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중국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삼원계 이슈가 발생하면서 매출이 정체되는 등 전기차배터리사업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유럽 전기차시장에 눈을 돌려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등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 독일 전기차 보조금 확정, 유럽 전기차시장 급성장 전망
독일정부는 27일 10억 유로(약 1조3천억 원) 규모의 전기차 활성화를 위한 보조금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전기차 보급량을 2020년까지 100만 대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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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에너지부 장관. |
독일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예산으로 약 7억 유로를 편성해 5월부터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순수 전기차에 4천 유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에 3천 유로씩 각각 지급하기로 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독일 전기자동차 산업이 보조금 지원없이 외국 경쟁회사들에 뒤쳐질 위험에 빠졌다”며 “미래 신기술인 전기자동차의 활성화를 위해 보조금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기 시작하면 유럽 전체 전기차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300만 대에 이른다. 유럽 자동차시장 가운데 최대 규모다.
독일에 거점을 둔 BMW,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출시를 서두르며 유럽 전기차시장 확대를 촉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유진투자증권은 "독일은 현재까지 전기차보조금이 없어 전기차 판매량이 저조했지만 향후 연평균 10만 대 이상 판매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독일에서 전기차는 2만4천 대가 팔렸고 누적 판매량은 5만여 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 독일 전기차 보조금 지원, 삼성SDI 직접 수혜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보조금 도입으로 독일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개발과 마케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이며 “특히 독일 자동차업체들과 전기차배터리 계약을 집중적으로 한 삼성SDI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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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 |
삼성SDI는 BMW, 폴크스바겐 등 독일의 완성차 업체들과 주로 전기차배터리 계약을 맺어왔다. 삼성SDI는 올해 7월 출시되는 BMW의 전기차 ‘i3’ 2017년형에도 전기차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남성 사장은 유럽 완성차업체들에게 안정적으로 전기차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데 주력해왔다.
삼성SDI는 지난해에 유럽 오스트리아에 있는 배터리팩업체 ‘마그나슈타이어’를 인수했다. 올해는 유럽에 신규 생산거점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실현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유럽 쪽 추가 수주를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며 "유럽 생산거점을 갖추는 데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이 유럽으로 눈을 돌리는 데는 주력하고 있던 중국에서 전기차배터리 사업확대가 쉽지 않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중대형 전지부문에서 계절적 비수기와 삼원계 이슈로 매출이 다소 줄었다”며 “중국 삼원계 이슈를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주력 배터리 종류인 삼원계배터리에 대해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중단하면서 중국 전기차배터리 공장증설을 보류하는 등 사업확대에 차질을 빚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