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생활가전과 TV사업 호조에 힘입어 1분기 수익이 크게 개선됐다.
환율효과와 원자재 가격 등 실적에 영향을 주는 시장상황이 불투명해 이런 실적이 올해 내내 이어가는 것이 과제다.
◆ 생활가전과 TV사업 크게 성장
LG전자가 1분기에 연결기준(LG이노텍 포함)으로 매출 13조3621억 원, 영업이익 5052억 원을 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4.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5.5%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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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사장. |
LG전자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7분기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6분기만에 3%대를 회복했다.
LG전자의 실적개선을 이끈 일등공신은 지난해부터 성장세를 지속해 온 생활가전이다.
H&A사업본부는 고가 냉장고 '디오스'와 세탁기 '트윈워시' 등의 흥행으로 1분기에 매출 4조2195억 원, 영업이익 4078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이 2.8%, 영업이익이 77.7% 늘었다.
LG전자는 중남미 등 신흥시장 수요가 약세를 보였지만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체질개선을 이뤄낸 성과로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TV사업 역시 올레드 TV와 UHD TV등 고가제품의 비중이 크게 늘며 급성장했다. LG전자는 올레드TV의 판매량이 지난해 1분기보다 4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TV사업을 맡는 HE사업본부는 매출 4조3334억 원과 영업이익 3352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2.3% 줄었지만 영업손실 62억 원에서 흑자전환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TV의 북미시장 판매증가와 유리한 환율효과, LCD패널의 가격하락에 힘입어 HE사업본부가 역대 최고의 영업이익률 7.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의 영업이익 총합은 7430억 원으로 다른 사업본부의 큰 적자폭을 메우면서도 전사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 1분기 실적 이어갈까
LG전자가 올해 좋은 실적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프리미엄 제품의 수출비중이 높은 LG전자의 사업구조 특성상 1분기에 유리한 환율효과로 수혜를 봤는데 2분기부터는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LCD패널 등 부품원가도 2분기부터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TV사업의 영업이익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MC사업본부와 LG이노텍이 스마트폰시장 둔화로 예상보다 큰 부진을 겪은 것도 실적개선에 걸림돌로 꼽힌다. 스마트폰의 수요둔화가 진행중인 데다 삼성전자 갤럭시S7 등 경쟁작도 흥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사업을 맡은 MC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 2조9632억 원, 영업손실 2022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15.5% 줄고 영업이익은 568억 원에서 적자전환했다.
LG전자 연결실적에 포함되는 LG이노텍 역시 주요 부품공급처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부진으로 1분기에 영업이익 4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애플의 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나오는 상황이다.
자동차부품 등 신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도 1분기 영업손실 158억 원을 내며 적자폭이 다소 커졌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 G5가 2분기부터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사 실적개선에 기여하는 비중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LG전자는 실적 의존도가 높은 프리미엄 가전과 TV의 수요가 둔화하면 이를 만회할 뚜렷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이창실 LG전자 IR담당 상무는 "가전과 TV사업은 2분기부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가절감과 경쟁력 확보로 높은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