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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러시아 대결구도 심화, 문재인의 꿈 종전선언 멀어지나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2-01-21 17: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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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공들여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착이 쉽지 않아 보인다.

대북제재를 확대하려던 미국의 시도가 중국과 러시아의 저지로 무산되는 등 주변국의 갈등구도가 심화하고 있어 북한문제와 관련한 협력을 이끌어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꾸준히 추진해온 종전선언이 임기 내 이뤄질 가능성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대결구도 심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667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문재인</a>의 꿈 종전선언 멀어지나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1월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왕실터미널에 도착해 공식 환영식이 끝난 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오른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정치권과 외교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성사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지만 주변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토대이기 때문이다. 종전선언을 위한 확실한 주춧돌만 마련해도 대북정책 실패라는 일각의 부정적 평가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해외순방인 중동3개국 순방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담에서 종전선언을 비롯한 비핵화, 공동 번영의 한반도 건설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20일 공개된 이집트 언론 알 아흐람과 인터뷰에서는 "평화는 우리가 강하게 염원할 때 이뤄진다"며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이를 위한 정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한국과 미국 사이 종전선언 문구를 두고 협의가 진행되는 등 종전선언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지면서 가시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남북·북미 대화가 교착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 연초부터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 전개됐다. 문 대통령과 정부로서는 북한을 협상테이블에 앉힐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과 북한의 대결구도는 심화하고 있다.

북한이 5일과 11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연달아 발사하자 미국은 대북제재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탄도미사일 관련 제재론 처음으로 북한 국적자 6명 등을 미국 재무부 제재 명단에 올리고 유엔에 대북제재를 추가로 요청하며 대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맞서 북한은 14일 과 17일 연이어 미사일을 쏴올리며 '강대강' 대립을 이어갔다. 20일 북한은 그동안 중단했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 검토를 시사했다.

문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종전선언을 언급한 뒤 이틀 만에 북한이 발언 수위를 높이면서 종전선언을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주변국 상황도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데 발목을 잡고 있다. 종전선언은 미국을 비롯해 주변국과 협력이 중요한데 대결 구도 속에서는 종전선언을 위한 한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추가적 대북제재를 요청했으나 중국과 러시아가 안건보류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거부의사를 내보였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갈등 구도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으로 여겨진다.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갈등과 패권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은 러시아에 경고 수위를 한층 높여가고 있다.

미국의 관심이 중국과 러시아에 쏠려있는 상황에서 북한 문제는 우선순위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미국이 북한 문제를 놓고 전향적 태도로 돌아설 수 있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11월에 미국 중간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 들어서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비돼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다음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미국의 태도변화와 종전선언을 위한 움직임은 다음 정부 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장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0일 분석자료를 내 "올해 5월에 출범할 차기 정부가 북한의 핵프로그램 동결과 핵감축, 한미연합훈련 중단, 대북 제재 완화, 남북한 군비통제, 한미동맹의 발전적 재조정, 70년 가까이 비정상적으로 유지되어 온 정전체제의 전환 등에 창의적인 큰 그림을 제시해야 한반도 상황이 개선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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