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에 이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대표는 지난해 4분기 주식매수선택권 52만 주 가운데 일부를 행사했다. 정확한 행사 주식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와 경영진들이 카카오페이 상장 후 대량의 주식을 매도하며 도덕성 논란이 발생했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경영진들이 주식을 매도하며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윤 대표가 비슷한 시기에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한 만큼 카카오페이에서 시작된 도덕성 논란이 카카오뱅크로 번질 수도 있는 셈이다.
다만 윤 대표가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한 것은 카카오페이 경영진 주식매도와는 다르게 봐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주식매수선택권은 회사의 주식을 일정한 기간(행사기간) 내에 미리 정한 가액(행사가액)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방식은 주식교부형과 차액정산형으로 나뉜다. 주식교부형은 대상자에게 미리 정한 행사가액의 납입을 받아 신주나 자기주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앞서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은 주식교부형으로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얻은 주식을 시장에 매도해 시세 차익을 거뒀다.
반면 윤 대표는 차액정산형으로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했다. 차액정산형은 행사가액과 실질가액 사이의 차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중간에 주식매입, 매도 과정이 생략된 만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윤 대표가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한 것은 성과 보상적 성격이 강하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번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는 고객 수 1300만 명 이상, 법인세차감전 이익 1300억 원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어있었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 출범 전부터 모든 과정을 맡아왔으며 2017년부터 지금까지 카카오뱅크를 이끌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첫해 순손실 1044억 원을 낼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점차 손실을 줄여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순이익 1679억 원을 거뒀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윤 대표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는 성과에 관한 보상"이라며 "지난해 연말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성과급 지급이 이뤄진 것과 비슷한 성격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윤 대표는 한동안 추가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인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경영진 주식매도 논란 이후 신뢰회복을 위해 계열사 상장 후 최고경영자는 2년, 이 밖의 임원은 1년 동안 주식을 매도할 수 없도록하는 '임원 주식 매도 규정'을 시행하기로 했다.
임원 매도 규정은 주식매수선택권 행사를 통해 받은 주식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임원들의 공동 주식 매도 행위도 금지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