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이후 국내 증시가 되살아날까?
LG에너지솔루션 물량 확보를 위해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이 마련해 놓은 자금이 상장 이후 다시 유입되면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나온다.
▲ 국내 증시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되살아날 가능성이 나온다. |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하락은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를 앞두고 기관투자자들이 6조 원이 넘는 자금을 순매도한 데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17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3.04%, 코스닥 지수는 7.36% 각각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올해 들어 17일까지 6조2824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5조928억 원, 코스닥 시장에서 1조1895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특히 17일 아시아에서 일본, 대만, 중국 상해종합 등은 상승한 반면 국내 증시는 다소 큰 조정을 받으며 코스피 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1.09%, 코스닥 지수는 1.39% 각각 내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지수가 아시아증시와 다르게 움직였다는 것은 주가 하락에 글로벌 이슈보다 수급 영향이 더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를 대비한 예비자금 확보 성격의 매도로 추정된다"고 바라봤다.
김 연구원은 "17일 국내 기관투자자 가운데 코스피에서 강한 매도세를 보인 기관은 사모펀드, 투신, 연기금 등이다"며 "기관의 수급 쏠림은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후 점차 완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관투자자의 순매도는 대형주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기관투자자는 올해 들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식을 1조8713억 원,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 주식을 5513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밖에 기관투자자는 카카오(3178억 원), 네이버(3069억 원), 셀트리온(2009억 원), LG화학(1960억 원) 등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 기업들의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 물량 확보를 위해 기관투자자들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 가운데 대형주 중심으로 매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관투자자가 LG에너지솔루션 물량 확보를 위해 유보해 놓은 자금이 다시 증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물량 확보 경쟁이 단기적으로는 시장 및 코스피200 대형주 수급 환경을 제약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상장 이후 기관투자자의 수급이 다시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도 공모 청약을 위해 상당한 자금을 유보해 놓은 만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주식 투자를 다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은 18일~19일 진행되는데 18일 청약 개시 4시간 만에 청약 증거금으로 20조 원이 넘는 자금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투자자들이 LG에너지솔루션 공모 청약에 대비해 자금을 모아둔 만큼 공모 청약이 마무리되면 여유 자금들이 다시 증시로 흘러갈 수 있다.
김 연구원은 "공모주 청약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은 미리 다른 주식을 매도해 현금을 쌓아두면서 청약에 대비하기 때문에 대어급 기업공개 직전까지 예탁금이 증가하고 청약 일정 이후에는 이 중 일부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재유입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11~12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1경5203조 원의 주문이 몰리며 코스피 사상 최고치인 2023.3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공모가가 희망범위(25만7천 원~30만 원) 최상단인 30만 원으로 결정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거쳐 2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