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2-01-10 15: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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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버킷플레이스 대표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을 버티컬 커머스로 키우려 한다.
이 대표는 '오늘의집'에 집수리 서비스를 추가한 데 이어 이사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수익모델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 이승재 버킷플레이스 대표.
10일 버킷플레이스에 따르면 현재 출발지 기준 수도권에서만 제공되는 이사 서비스를 올해 안에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인테리어업계에서는 이같은 서비스 확대 움직임을 두고 버킷플레이스가 상장을 내다보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버킷플레이스는 6일 오늘의집에 이사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사를 결심한 뒤 입주할 집을 꾸미면서 가구 및 소품을 구매하고 리모델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이사부터 인테리어까지 오늘의집에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사업계 후발주자인 오늘의집은 보험가입증서, 사업허가증, 식대 요청여부, 바닥 보강자재 사용, 덧신 착용 여부 등 기존 이사 서비스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자세한 업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계약인증 후기를 공개하는 등 이용자 수가 많은 플랫폼이란 강점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늘의집은 앞서 인테리어 콘텐츠·커머스로 시작해 리모델링 시공 중개, 홈 서비스 간단수리 및 설치 서비스를 도입했는데 여기에 이사 서비스까지 더해 집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루는 버티컬 커머스에 한발 더 다가가고 있다.
버티컬 커머스란 특정 카테고리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커머스를 말한다. 버티컬 커머스는 오픈마켓과 달리 좁고 깊게 특정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더욱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고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버킷플레이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오늘의집은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애플리케이션으로 집이라는 공간에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오늘의집을 사용해 모든 것을 해결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버티컬 커머스로 오늘의집을 키우려는 것은 인테리어 콘텐츠 제공 및 제품 판매라는 고유 서비스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버킷플레이스는 2014년 설립 이후 영업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2020년에는 매출 759억 원을 거두고 영업손실 101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매출이 3배 이상 늘었지만 영업손실도 약 2배나 불어난 것이다.
버킷플레이스가 지난해 집 수리업체 ‘집다’를 인수해 사업 분야를 늘리고 각종 투자활동에 나선 것도 수익모델 확보를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버킷플레이스는 지난해 6월 경기도 이천시 JK물류센터에 3만㎡ 규모의 가구전용 물류센터를 열고 같은해 11월에는 싱가포르의 온라인 가구판매 업체 '힙밴'을 인수하며 동남아 시장 진출의 발판도 마련했다.
KB국민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시세, 매물 등의 부동산 정보와 오늘의집 인테리어 콘텐츠를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버킷플레이스 관계자는 “버킷플레이스는 성장단계에 있다”며 “오늘의집 서비스 확대와 인재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오늘의집 거래 규모가 2조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이 이뤄져야 미래에 다가올 버킷플레이스의 상장에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고 본다.
오늘의집은 2020년 77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라운드 투자 유치에서 기업가치를 약 8천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2021년 9월 600억 원 규모 구주 거래에서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자로 참여해 기업가치를 1조1000억 원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다만 버킷플레이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장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당장 추진하고 있는 상장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엇다.
이 대표는 1989년생으로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재학 시절인 2011년 태양광을 활용한 재활용 쓰레기통 제작회사 '이큐브랩'을 설립하며 사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오늘의집은 2013년 설립했는데 지인의 집 인테리어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2013년 3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3년 동안 수익이 없다가 2016년 첫 수익을 내기 시작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는데 이 대표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치 있는 것을 만들면 사람이 모여들고 수익은 알아서 나게 돼 있다”는 경영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