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인도네시아를 찾았다. 김 부회장이 거듭된 인수실패의 돌파구를 인도네시아에서 찾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2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18일부터 3박4일 동안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현지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와 증권사 경영진 등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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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한국투자증권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지시장을 직접 살펴보고 확인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 부회장이 증권사 인수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성원 한국투자금융 전략기획실 전무와 호바트 리 엡스타인 한국투자금융 사외이사가 이번 출장에 동행한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전무는 한국투자금융의 경영전략 기획을 담당하며 엡스타인 사외이사는 전직 KTB투자증권 대표 출신의 인수합병 전문가다.
김 부회장이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잇달아 쓴잔을 마시자 해외진출을 가속화하려는 것일 수 있다.
김 부회장은 한국투자증권을 2020년까지 아시아 최고의 투자금융회사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마땅한 매물이 없는 국내 대신 해외 증권사를 인수해 한국투자증권의 규모를 키우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금융이 베트남의 사례처럼 인도네시아의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한 뒤 증자로 자기자본을 늘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 베트남 현지 증권사인 EPS증권의 지분 49%를 인수해 합작법인 KIS베트남을 설립한 뒤 440억 원을 추가로 출자해 지분율을 92.3%로 늘렸다.
KIS베트남은 설립 당시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70위권에 불과했다. 그러나 5년 만에 시장점유율 8위로 도약하는 등 현지화에 성과를 내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2월 베트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식위탁매매 위주인 베트남 시장에서 개인투자자, 기업, 정부 등에 모두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며 “베트남을 교두보로 인도네시아 등 다른 신흥국가로 진출하고 투자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증권사 인수는 장기적인 계획이며 마땅한 매물이 나와야 추진할 수 있다”며 “다른 국가에서는 증권사 인수를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