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TV의 기준으로 꼽히고 있는 4K급 고화질 TV가 한단계 더 화질을 높인 8K급 TV로 빠르게 대체될 것으로 전망됐다.
새로 열릴 8K TV시장은 중국 TV업체들이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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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왼쪽)과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 부사장.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시장의 지배력을 지키기 위해 8K TV을 서둘러 양산할지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20일 “TV업계의 픽셀 전쟁이 가속화되면서 8K TV시대의 개막이 빨라질 것”이며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8K TV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4K TV는 가로세로 화소수가 3840 x 2160개인 UHD TV를 말한다. 8K TV는 이보다 화소수가 4배 더 많은 7680 x 4320개로 QUHD TV라고 불린다.
현재 TV시장에서 최고사양 TV의 기준이 4K급 화질이다. 8K TV를 내놓은 TV업체들이 다수 있지만 아직 시제품 단계에 머물고 있다.
IHS는 2019년이면 8K TV의 판매량이 140만 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IHS의 전망치보다 대폭 늘어난 수치로 8K TV의 대중화가 상당히 앞당겨질 것으로 본 것이다.
8K TV의 빠른 대중화가 전망되는 이유로 중국 TV업체와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 추세가 꼽힌다.
IHS는 “중국에 43~75인치대 대형 TV에 특화된 8K 패널 공정에 돌입한 디스플레이 공장이 11여 개에 이른다”며 “이런 생산시설이 중국에만 현재 10여 곳에서 추가로 건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업체들의 급성장은 중국 정부가 세계 TV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TV와 디스플레이업체에 대한 집중 육성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정부는 한국으로부터 세계 TV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쳐왔다”며 “4K TV까지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기업들의 시장지배력이 확고했지만 8K TV 이후의 상황은 안갯속”이라고 말했다.
중국 TV업체들은 실제로 전 세계 TV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55인치 이상 대형 TV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출하량을 기준으로 27%를 차지해 1위, LG전자는 11%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4년과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4%포인트, LG전자는 3%포인트씩 각각 하락했다.
반면 스카이워스, TCL, 하이얼 등 중국 TV업체들은 대형 TV시장 점유율을 각각 2~3% 포인트씩 늘리며 지난해에 각자 6%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8K급 대형 TV 시제품을 각각 내놓았지만 본격적인 양산시기를 놓고는 이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8K TV 양산시기는 가격이라는 변수가 해결돼야 결정될 일”이라며 “아직 4K TV의 가격대도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8K TV를 언급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 역시 “8K TV는 아직 생산비용 절감 등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단계”라며 “당분간 4K 올레드 TV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