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2021-12-20 14: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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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홍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 대표이사가 안구건조증 치료제의 미국시장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는 안구건조증 치료제가 미국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그동안 이어진 실적부진을 털어낼 뿐만 아니라 개발자금 확보로 항암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올릴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안기홍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 대표이사.
20일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에 따르면 내년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안구건조증 치료제 ‘RGN-259’에 관한 승인 전 사전미팅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승인 전 사전미팅이란 미국 식품의약국에 의약품의 최종 허가를 위한 생물의약품허가신청(BLA)을 제출하기 전에 신청회사의 신청서 작성 계획과 내용이 미국 식품의약국의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미리 논의하는 회의를 말한다.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는 최근 미국 자회사 리젠트리를 통해 안구건조증 치료제 RGN-259의 임상3상 시험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의 RGN-259가 미국 제약회사 엘러간의 레스타시스와 비교해 부작용이 적고 치료효과가 빨라 품목허가를 받아 상용화되면 안구건조증 치료제시장 점유율 1위 자리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 안구건조증 치료제시장은 엘러간의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스타시스와 일본 제약회사 산텐의 디쿠아포솔, 히아레인이 94%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는 앞서 11월 미국 안과학회(AAO)에서 RGN-259 임상3상 시험 결과 투약 4주 차에 60%의 완치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컨설팅회사 글로벌데이터는 전 세계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규모가 2020년 약 5조 원에서 2028년에는 약 1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임상시험 분석 결과인 통합 데이터 등 모든 자료를 인허가 전문 컨설팅 회사들과 분석한 뒤 미국 식품의약국과 승인 전 미팅을 하기로 했다”며 “RGN-259의 장점을 충분히 반영해 생산적 미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가 안구건조증 치료제의 품목승인을 받아 2022년부터 판매를 시작한다면 현재 개발 중인 항암치료제에도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는 과거 지트리비앤티 시절인 2011년부터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을 이어오고 있다. 2021년에도 9월까지 2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는 RGN-259이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의 품목허가를 받아 매출을 거두기 시작한다면 영업손실에서 벗어나 항암치료제 개발자금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는 교모세포종 치료제 후보물질 ‘OKN-007’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교모세포종은 뇌에 종양이 생겨 두통, 성격 변화, 구역질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전체 뇌종양의 12~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모세포종 치료는 수술을 통해 뇌종양을 최대한 제거한 뒤 방사선과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현재 교모세포종 치료제로 허가받은 약물이 적어 치료제 수요가 높다.
OKN-007의 임상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스티븐슨암센터에 따르면 임상 시험에서 약물 관련 심각한 부작용(AE)이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OKN-007 투여군에서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mPFS, 암 같은 질병을 치료하고 있거나 치료한 뒤 환자가 질병을 지닌 채 살고 있지만 악화하지 않은 시간) 16개월, 전체생존기간 중간값(mOS, 환자가 치료를 시작해서 사망하는 순간까지의 기간) 27.2개월을 확인했다. 표준치료법의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인 8개월, 전체생존기간 중간값 14.6개월보다 나은 결과다.
안 대표는 11월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 대표로 선임되며 “주주총회가 잘 마무리되며 주주들의 오랜 염원인 자금조달과 경영 정상화가 이뤄졌다”며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가 에이치엘비그룹의 일원이 된 만큼 그룹의 전폭적 지원과 협력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에 반드시 성공해 주주들의 성원과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