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뿐 아니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당대표까지 링 위에 올라온 상황이기 때문이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가운데)와 부인 김혜경씨(오른쪽)가 10일 오후 경주 이씨의 발상지로 알려진 경북 경주 '표암재'를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후보가 국민의힘 3인방을 홀로 상대하면서 일단 선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의힘 쪽은 윤 후보뿐 아니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함께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윤 후보의 부족한 면을 나머지 두 사람이 채워주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책은 김 위원장이, 2030세대는 이 대표가 담당하는 모양새다.
반면 이 후보 측은 새로운 선대위를 구성하며 이 후보 원톱 체제를 꾸렸다.
이 후보는 현재 범진보 지지층 결집부터 2030세대와 부동층 공략, 정책이슈 선점 및 홍보까지 1인 3역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물론 혼자 움직이면 장점도 많다. 각종 현안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후보에게 모든 공이 돌아가기 떄문에 여론의 주목도 집중된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몸에 밴 '실무 대응' 능력이 밑천이 된 것으로 보인다. 모든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50조 원 또는 100조 원 소상공인 지원 등 현안이 떠오를 때마다 상황을 발빠르게 헤쳐나가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가 철저히 이 후보의 뒤에 서는 덕분에 다른 곳으로 시선이 분산되지 않는 데다가 이 후보가 내뱉은 모든 공약 앞에 '이재명표'가 붙게 되는 것도 후보의 주목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준다.
대선은 결국 후보싸움이기 떄문에 시선이 분산되면 결과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반면 리스크도 적지 않다.
혼자 모든 것을 진행하다보니 실수가 생기면 타격이 더 크다. 후보의 발걸음을 당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삐걱거릴 수도 있다.
이 후보가 모든 현안을 이끌고 나가다보면 선대위와 169석의 민주당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이 후보의 발빠른 행보를 선대위가 뒷받침 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많다.
여기에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자유롭게 나서기 힘든 측면도 작용한다. 송 대표의 상대인 이 대표가 2030세대에 호소력을 갖는 반면 송 대표에게는 '386세대 기득권층' 이미지가 남아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사정은 국민의힘 쪽에 정반대로 작용할 수 있다.
세 사람이 역할을 분담해 움직이면 위험을 줄이고 각자의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게 수월하다.
하지만 양 옆의 두 사람 존재감이 워낙 커서 후보가 부각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김 위원장을 놓고 '상왕'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더군다나 겨우 봉합된 갈등이 터져버릴 경우 이전보다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정책을 두고 김 위원장과 윤 후보가 다른 목소리를 낸다면 쌓은 점수를 까먹기 쉽다.
이런 와중에 이 후보에게 낭보가 하나 날아들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9일 1년8개월 만에 정치평론가 복귀 의사를 보이며 방송에 등장한 것이다.
유 전 이사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후보 지원사격을 하러 나온 것은 아니라면서도 그의 장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 후보를 두고 "정치인으로서 완성형은 아니며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이 후보와 함께 싸워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참이었다. 선대위의 내부 규율을 잡아줄 사람, 특히 각 분야에서 정책홍보 등을 진행할 스피커같은 사람이 절실했다.
유 전 이사장은 비록 선거 캠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 후보 편에서 스피커 역할을 충분히 해낼 만큼 영향력이 적지 않다. 그가 진행했던 유튜브 방송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구독자 수만 119만 명에 달한다.
여기에 조만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등판해 합류한다면 얼추 인적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성회 민주당 의원은 9일 KBS프로그램 사사건건에 출연해 "이 전 대표가 등장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상태라고 하면 좀 더 본인의 몸값이 높아지는 순간 적절하게 등장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이 이벤트가 12월에 열리지 않는 것 때문에 뭔가 문제가 생긴다고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