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작업을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채 사장은 비정규직노조와 정규직 전환 논의를 시작한 지 4년여 만에 잠정 합의를 이뤄냈지만 일부 정규직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 이를 수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8일 가스공사에 따르면 가스공사 인재채용부는 6일부터 2주간 모든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실시한다.
설명회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된 현황, 필요성, 구체적 방안 등의 내용이 공유될 것으로 전해졌다.
채 사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놓고 4년여 만에 잠정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면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합의와 관련해 일부 정규직 직원들이 다시 반발하고 있어 최종 합의를 미루고 내부 소통을 강화해 갈등을 해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0년 이후 입사한 직원들이 주로 소속된 가스공사 정규직 제2노조 ‘더 코가스’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합의에 반발해 지난달 30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제2노조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공개경쟁 방식이 필요하며 공청회 등을 통해 모든 정규직 직원이 참여하는 협의와 의견 수렴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스공사와 가스공사 비정규직 노조는 11월23일 직접고용 대신 소방직 포함 6개 직종 1400여 명 전원을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다만 가스공사가 제시했던 경쟁채용 방식은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후 노사전문가협의체 본회의에서 합의 조인식도 열고 절차 이행에 본격 착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하지만 정규직 제2노조의 반발로 가스공사는 6일로 예정됐던 노사전문가협의체 본회의 일정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노사전문가협의체는 공사 대표와 근로자 대표, 외부전문가 등으로 구성됐다. 3천 명 이상의 직원들이 소속된 가스공사 정규직 제1노조도 참여했지만 200여 명 정도의 직원이 소속된 정규직 제2노조는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비정규직 노조는 조속한 합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전환 작업이 지연되면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며 본회의 일정 연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규직 노조의 반발이 지속되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작업이 장기간 지연될 수 있는 만큼 채 사장으로서는 마음이 다급할 수 있다. 대통령 선거가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다음 노사전문가협의체 본회의 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