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1-12-07 14: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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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 LF 각자대표이사가 '신명품'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신명품은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기존 3대 명품으로 대표되는 '구명품'보다 가격 및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독창성과 편안함을 갖춰 젊은이들의 호응을 받는 제품으로 김 대표는 이를 통해 LF 패션부문의 정체된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 김상균 LF 각자대표이사 부사장.
7일 LF에 따르면 최근 재단장해 문을 연 서울 압구정동의 플래그십 편집숍 '라움(RAUM)'이 젊은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독일어로 ‘공간’을 뜻하는 라움은 LF가 2009년 출범시킨 패션 편집숍이다.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적 패션 유행을 선도하는 수입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이를 신명품 브랜드 육성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워 상품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라움 플래그십 스토어의 공간 배치에도 공을 들였다.
두 구역으로 공간을 나눴는데 LF는 "'럭셔리&하이엔드' 구역에서는 페미닌(여성의 아름다움을 살린 스타일)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의 디자이너 컬렉션을 구성했고, ‘컬처&팝’ 구역에서는 젊고 트렌디한 감성을 녹여낸 컨템포러리 캐주얼 컬렉션을 주로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컬처&팝 섹션에서 '스탠드 스튜디오', '바움 운드 페르드가르텐' 등 스트릿 캐주얼 브랜드의 상품군을 강화했다.
김 대표는 직접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것이 새 명품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LF의 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에게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또한 새 명품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2030세대 고객들의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 대표가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 '티톤브로스'를 3일 국내에 출시한 것도 새 명품 브랜드 라인업을 한층 더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티톤브로스는 독특한 절개부위로 향상된 활동성과 움직임에 맞는 최적의 기능성 소재로 전 세계에 두터운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LF는 '질스튜어트 뉴욕', '바쉬', '알레그리', '네헤라', '소피' 등 기존 브랜드 라인업과 함께 더 많은 새 명품 브랜드를 발굴해 젊은 소비자들에게 폭 넓게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태생)를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서 신명품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아페쎄', '메종키츠네' 등 새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여성 및 남성 패션의 10월 매출이 1년 전보다 각각 10%,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F의 '이자벨마랑'도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자릿 수 가까이 늘어나며 새 명품 브랜드를 향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김 대표는 새 명품 브랜드 강화를 통해서 그동안 정체됐던 LF 패션부문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LF 패션부문은 2014년 이후 연매출이 1조4천억~1조5천억 원대 수준에서 수 년째 머물러 있는데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업황이 부진한 탓에 매출이 1조1159억 원까지 뒷걸음질쳤다.
올해 들어서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7854억 원, 영업이익 364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0.9%, 영업이익은 129% 늘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3분기 누적 기준 매출 1조40억 원, 영업이익 584억 원)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