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가 실적 증가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할까?
오 대표는 수익성을 개선하고 디지털 전환에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줬지만 상대적으로 오랜 임기를 보낸 데다 내년 하나금융그룹 경영구도에 따른 변수도 재신임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오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에 끝난다.
하나저축은행은 오 대표체제에서 실적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저축은행은 올해 1~3분기에 순이익 158억 원을 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39% 증가한 수치다.
오 대표가 2018년 취임한 뒤 하나저축은행의 순이익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나저축은행의 순이익은 2018년 74억672만 원에서 2019년 102억5840만 원, 2020년 149억2674만 원으로 계속 늘었다.
취임 뒤 리테일부문을 강화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디지털 전환에 힘쓴 점 등이 실적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 대표가 취임할 때만 해도 하나저축은행은 2012년 저축은행 사태 여파로 보수적 분위기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 대표는 이런 상태로는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개인금융에 좀 더 힘을 실으면서 기업금융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하나저축은행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하나저축은행의 3분기 총자산 수익률(ROA)은 1.33%로 1년 전보다 0.15%포인트 높아졌다. 자기자본 이익률(ROE)은 8.26%로 5.36%포인트 상승했다.
오 대표는 디지털 전환에서도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하나저축은행은 2020년 디지털금융본부를 신설한 뒤 200억 원 정도를 들여 차세대 전산시스템과 비대면 플랫폼을 구축했는데 이 덕분에 대출자산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대출자산은 1조802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약 5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은 하나저축은행 외형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업평가는 10월 내놓은 하나저축은행 신용등급평가보고서에서 “하나저축은행은 다이렉트채널 및 연계채널을 통해 리테일 영업을 확대하고 그룹 계열사와 연계 대출과 온라인 비대면 채널 강화를 통해 안정적 영업 기반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아직 오 대표의 연임 여부를 속단하기 이르다는 시선도 있다.
우선 오 대표가 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 가운데 이례적으로 4년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재신임을 받는 데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보통 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는 임기 2년을 받은 뒤 1년 정도 연임하는데 오 대표는 지난해 인사에서 재신임을 받으면서 이미 두 차례 임기를 연장했다.
오 대표는 2018년 3월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에 올라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 연임했다.
하나금융그룹 경영구도 변화라는 변수도 남아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임기가 내년에 끝나 하나금융그룹 전반적 경영상황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오 대표는 하나저축은행 출범 이후 첫 외부출신 최고경영자(CEO)다.
황종섭·정수진 전 대표 등은 모두 하나은행 출신이었지만 오 대표는 HSBC, 아주캐피탈·아주저축은행 등을 거쳤다. 아주저축은행 대표 시절 부실 저축은행의 정상화를 이끈 경험을 인정받아 하나저축은행 대표로 선임됐다.
1960년에 태어나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에서 재무관리 석사학위를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