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 재개발사업에 공공지원 민간주도 방식의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면서 서울 도시정비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고 건설사들은 대응전략 등을 준비하고 있다.
▲ 서울 강남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3 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최근 대의원회의에서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참여를 결정했다.
압구정3구역 재건축사업조합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에 제출할 신청서를 준비하고 있고 도면을 포함한 자료들이 준비되는 대로 신청서 접수 등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재건축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속통합기획 참여하기로 뜻을 모으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초구 서초동,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이어 압구정동까지 서울 핵심 재건축사업장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건설사들도 내년 도시정비부문의 사업전략 수립에 바빠지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속통합기획으로 서울 도심의 도시정비사업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압구정3구역은 규모나 입지 등에서 상징성이 있는 사업장인 만큼 시장의 반응이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속통합기획은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을 민간이 주관하고 공공은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꾼 제도다.
사업 심의와 정비구역 지정 등에 걸리는 시간을 기존 5년에서 2~3년으로 줄이고 층수규제 완화,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
건설사로서는 서울 도시정비사업 물량 확대뿐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반가운 정책이다.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이미 올해 주택부문에서 도시정비사업의 덕을 봤다.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주택부문을 견인했다.
올해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3조 원을 넘었다. 11월 말 기준 대우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이 3조7774억 원, 포스코건설은 3조6916억 원으로 4조 원 달성도 바라보고 있다.
GS건설도 11월까지 도시정비사업 수주금액이 3조5420억 원으로 올해 회사 목표치인 2조5천억 원과 비교해 1조 원 넘게 초과달성했다.
특히 서울지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은 내년에도 도시정비부문 수주 확대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서울지역은 신규 아파트단지 분양 확대보다는 기존 이주, 철거 뒤 착공에 들어가는 단지에서 실질적 분양물량이 나올 것이다”며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으로 도시정비사업 추진을 독려하고 있어 주민 사이 갈등이나 도시계획 규제를 적용받았던 단지를 중심으로 관련 사업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서울 재건축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압구정3구역은 6개 구역으로 나눠진 압구정 일대 재건축구역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핵심지역이다.
현대1~7차, 10차, 13차, 14차 아파트와 대림빌라트 등 세대 규모가 4082가구에 이르며 구역 면적은 36만9187.8㎡나 된다.
위치도 성수대교와 동호대교 사이 압구정동 한가운데로 올해 4월에는 재건축단지에 속하는 현대7차 아파트 전용면적 245.2m²(80평)인 세대가 80억 원에 거래돼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압구정3구역 외에도 현재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2463세대), 송파구 장미1차~3차(3522세대),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1584세대) 등을 비롯한 재건축단지 8곳이 신속통합기획을 적용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신청서를 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 4월 취임한 뒤 서울 시내 주택 8만 호 공급계획을 밀어붙이며 대표공약이었던 ‘스피드 주택공급’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