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1-12-02 15: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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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가 남자아이돌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20~30대 여성팬들을 중심으로 더욱 커지고 있는 팬덤시장을 의식한 판단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남자아이돌을 앞세워 대체불가토큰(NFT)을 활용한 팬덤 플랫폼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2일 JYP엔터테인먼트 안팎에 따르면 정 대표는 새로운 남자아이돌그룹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첫 번째 앨범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6일 데뷔 앨범을 출시하는데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부터 멤버 6명의 티저영상 등을 차례대로 공개하면서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1일 공개된 기타리스트 ‘가온’의 2번째 티저 이미지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앞서 데뷔한 스트레이키즈가 다국적 멤버들로 구성된 힙합 및 스트리트 감성의 남자아이돌이었다면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모두 한국 국적의 멤버들이 각자 베이스, 기타, 신디사이저, 드럼 등 악기를 하나씩 다룰 줄 안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에는 최근 엔터테인먼트업계 유행에 따라 현실과 가상세계를 오가는 세계관도 가미됐다.
정 대표는 남자아이돌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점점 커지고 있는 팬덤시장 공략에 힘을 실으려고 한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올해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팬덤 플랫폼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올해 2분기 SM엔터테인먼트가 설립한 팬덤 플랫폼 디어유 지분 430만 주를 취득해 2대주주에 올랐다.
디어유는 프라이빗 메신저 서비스 디어유버블, 팬클럽 관리 서비스 리슨 등을 서비스한다. 특히 디어유버블은 아이돌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유료채팅서비스를 제공해 K팝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11월 기준 디어유버블의 유료구독자 수는 120만 명에 이른다.
7월에는 블록체인 전문기업 두나무와 손잡고 대체불가토큰(NFT)을 활용한 팬덤 플랫폼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대체불가토큰(NFT)은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한 것을 말한다. 복제가 불가능한 점 때문에 새로운 디지털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대체불가토큰(NFT)을 한정판 굿즈와 콘텐츠 등의 판매에 활용하고 있다.
이미 일부에서는 대체불가토큰(NFT)으로 발급된 K팝 아티스트들의 디지털포토카드를 발매했다. 일반 앨범이나 사진첩보다 비싼 가격에도 한정판이라는 특징 때문에 완판되는 모습을 보였다.
엔터테인먼트업계는 2021년 글로벌 K팝 팬덤시장 규모를 7조9천억 원대로 추정하는데 K팝의 인기가 확산되고 팬덤 플랫폼앱과 대체불가토큰(NFT) 등으로 수익원이 늘면서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 대표는 그동안 여자아이돌 중심이었던 JYP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만들려는 의도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트와이스 단일 아티스트에 의존한다는 우려를 샀다. 또 미쓰에이, 트와이스, 있지(ITZY)를 연달아 성공시켜 여자아이돌 육성명가로 손꼽히는 것과 비교해 남자아이돌 경쟁에서는 다소 뒤쳐졌다는 평가도 받았다.
팬덤시장의 주요 소비층은 20~30대 여성으로 여자아이돌 중심의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로는 음원과 공연 이상의 수익사업을 펴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 핵심 아티스트이자 데뷔 7년차인 트와이스의 앨범 판매량이 줄어드는 점이 정 대표의 마음을 급하게 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남자아이돌 스트레이키즈 앨범 판매량이 늘어 상황은 달라졌다. 이에 남자아이돌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을 쏟는 것으로 보인다.
JYP엔터테이먼트는 올해 3분기 매출 573억 원, 영업이익 182억 원을 내며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65.5%, 영업이익은 63.8% 늘었다. 스트레이키즈는 8월 출시한 정규 2집 앨범 ‘노이지’를 139만 장 판매하며 JYP엔터테인먼트의 실적을 견인했다.
KB증권 이선화 연구원은 "JYP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 파이프라인 강화로 중장기 실적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의 앨범 판매뿐만 아니라 높아진 인지도를 바탕을 해외공연과 굿즈, 콘텐츠를 판매하고 대체불가토큰사업에도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