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 부사장이 삼성전자의 인사제도 쇄신에 맞춰 첫 여성 사장으로 승진해 ‘
이재용시대’ 삼성전자의 변화를 예고하는 상징적 인물로 떠오르게 될까?
삼성전자가 연공서열을 벗어나 나이와 경력에 관계없이 능력에 따라 임직원 승진을 앞당길 수 있는 새 인사제도를 도입하기로 하며 조직문화 혁신을 추진하면서 이 부사장에게도 시선이 몰린다.
30일 삼성계열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계열사의 사장단 및 임원인사는 12월 초부터 순차적으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29일 임원 직급체계를 간소화하고 승진에 필요한 연한을 폐지해 성과주의 기조를 더욱 강화하는 새 인사원칙을 발표한 만큼 이를 반영한 인사가 이른 시일에 이뤄질 공산이 크다.
이번 인사제도 혁신안에서 삼성전자가 강조한 대로 젊은 임원을 조기에 발탁승진하거나 외부에서 영입한 인재에 중요한 보직을 맡기는 등 이전과 다른 기조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에 첫 여성 사장 승진자가 나오며 남성과 내부 출신을 중심으로 했던 경영진 구성에 변화를 예고하는 상징적 인사가 발표될 수도 있다.
2012년부터 삼성전자 부사장을 맡고 있던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이 유력한 사장 승진 대상으로 꼽힌다.
이 부사장은 최근 수년동안 삼성전자가 연말 사장단인사를 앞두고 있을 때마다 첫 여성 사장 승진자에 오를 만한 후보로 주목받아 왔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와 웨어러블 ‘기어’ 등 브랜드를 성공으로 이끄는 데 크게 기여했고 외부에서 영입된 인재라는 점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부사장까지 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삼성전자 브랜드가치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난 해인 만큼 글로벌마케팅센터장으로 삼성전자 브랜드 전략을 총괄하는 이 부사장의 성과가 확실하게 강조되고 있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11월 발표한 '최고의 글로벌 브랜드 2021'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위에서 2계단 상승한 2위에 오르며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을 제쳤다.
글로벌 브랜드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가 10월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도 삼성전자 브랜드가치는 74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사장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전자 브랜드가치가 2013년 이래 최고 성장률을 보인 것은 고무적 성과"라며 "앞으로도 소비자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영희 센터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한 2012년 이후 인터브랜드 조사에서 삼성전자 브랜드가치는 올해까지 약 2배로 높아졌다.
글로벌 스마트폰과 가전시장이 성장 정체기를 맞은 상황에서 이 부사장의 삼성전자 브랜드 강화 성과가 꾸준한 실적 증가와 TV 등 주력상품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인사제도 혁신안에 맞춰
이영희 부사장의 사장 승진인사도 발표한다면 출신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승진을 결정하겠다는 임직원 인사기조 변화를 더욱 강조할 수 있다.
이 부사장은 1964년 출생으로 레오버넷코리아, 유니레버코리아, SC존슨코리아, 로레알코리아 등 주로 외국계 기업의 한국법인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다 2007년 삼성전자에 마케팅 담당으로 영입됐다.
2010년 갤럭시S 스마트폰의 성공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전무로 승진했고 2년만에 갤럭시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기여한 성과로 부사장으로 발탁승진되며 일찌감치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7년부터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장을 넘어 글로벌마케팅센터장으로 해외시장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활동에 힘써 왔다.
이 부사장에 이어 삼성전자의 다른 여성임원들도 이번 인사에서 대거 승진하면서 그동안 남성 임원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삼성전자의 임원진에 큰 폭의 변화를 예고할 수 있다.
9월 말 기준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여성임원은 연구위원과 전문위원을 포함해 약 60명인데 전무급 임원도 6명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인사제도 개편으로 전무와 부사장 직급을 통합하기로 한 만큼 자연히 이들도 내년 말 임원인사에서 사장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대싱에 포함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원 승진에 필요한 연한을 폐지한 것은 사장급 승진자에도 해당된다”며 “아직 올해 사장단인사와 관련한 규모나 시기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